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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날 집어 삼켜” 종현 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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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날 집어 삼켜” 종현 유서 공개

입력
2017.12.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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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1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인 종현(27ㆍ본명 김종현)의 유서가 공개됐다.

4인조 모던 록밴드 디어클라우드 멤버인 나인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종현의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며 고인이 생전에 남긴 글을 공개했다.

유서에서 종현은 “난 속부터 고장 났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며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종현의 측근들에 따르면 종현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록밴드 디어클라우드 멤버인 나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종현의 유서. 나인 SNS
록밴드 디어클라우드 멤버인 나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종현의 유서. 나인 SNS

종현은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며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라고도 했다. 2008년 데뷔해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로 살며 대중의 시선에 갇혀 살아야 했던 삶에 대한 괴로움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종현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라며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이라며 글을 마쳤다.

나인의 소속사 엠와이뮤직의 윤동환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종현이 콘서트를 하기 며칠 전에 나인에 카카오톡으로 보낸 글”이라며 “유족과 유언을 공개 여부를 논의했고 유족이 글을 올리자고 해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종현은 나인에 이 글을 보내며 ‘나중에 내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공개해 달라’는 메시지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을 받은 나인은 종현의 유족에게 글을 보며 주며 종현의 심리 상태에 대한 걱정을 함께 나눴다. 나인은 종현이 MBC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진행을 맡을 때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종현은 18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레지던스호텔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종현이 발견된 레지던스에서 갈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타고 있는 프라이팬이 발견돼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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