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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내수… 수출 천수답 구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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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내수… 수출 천수답 구조 심화

입력
2017.12.19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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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비중 10년새 14%p↓

가계소득 정체로 소비 부진

대기업들 국내 투자 외면 탓

의료, 관광 등 서비스업 육성해

내수-수출 불균형 해소해야

한국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쪼그라들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내수 비중이 커지는 통상적인 흐름과는 거꾸로다. 변동성이 큰 수출에만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가 더 심화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수 비중은 1996~2005년 평균 70.1%에서 2006~2015년 56.0%로 14.1% 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경제가 통상 ‘저임금 기반 수출확대 전략→고(高)성장→소득증가 및 상품ㆍ서비스에 대한 수요증가→내수 성장’의 발전 단계를 밟아간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내수는 소비와 투자의 합”이라며 “소비와 투자가 모두 부진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근 10여년간 GDP에서 수출이 기여하는 부분만 더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계소득 정체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명목 GDP가 최근 10년(2007~2016년)간 연평균 5.14% 증가한 데 비해 소비 지출의 토대가 되는 국민처분가능소득은 4.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민간 최종소비지출 증가율도 연평균 4.30%에 머물렀다. 가계부채 상환 부담,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 증가, 고용불안,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특히 외환위기(IMF) 이후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며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정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증가와 소득 증대의 ‘출발점’인 국내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GDP 대비 총고정투자 비중은 2000년 31.6%에서 2005년 30.9%, 2010년 30.5%, 2015년 29.1%로 꾸준히 줄었다. 스웨덴의 총고정투자 비중이 2000년 22.1%에서 2015년 23.6%까지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최근 10년간(2006~2015년) 서비스업 투자는 1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조업(47.3%), 광업(33.3%) 등 여타 부문에 비해 크게 부진하다. 설상가상으로 서비스업에서 투자가 가장 크게 늘어난 부문도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및 음식ㆍ숙박업(69.2%)이었다. 신 교수는 “대기업의 해외 투자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내수 ‘파이’가 작고 수출 비중이 너무 커 대외 환경 변화에 국내 경제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의료ㆍ관광ㆍ교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분야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매출 10억원당 고용효과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서비스업이 17.3명으로 제조업(8.8명)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현재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ㆍ금융 지원을 골자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 민영화 등의 이슈로 인해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가계소득이 소비지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처분가능소득 증가, 생계비 부담 경감 등을 도모해야 한다”며 “내수 비중이 커져야 ‘소비증가→기업 생산 확대→투자증가→고용 증가→소득 증가’의 경제 선순환을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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