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관 점검 불합격률 1.7%
점검 신뢰성에 의문 제기
최근 경기 용인과 평택에서 잇달아 인명 피해를 낸 타워크레인이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정기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타워크레인 모두 합격판정을 받은 지 한 달도 채 안 돼 붕괴사고가 발생, 정기검사의 적정성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18일 오후 2시40분쯤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L자형 러핑 타워크레인이 마스트(기둥) 1개 단을 더 높이는 인상작업 중 지브(붐대)가 아래로 꺾였다. 이 사고로 작업자 정모(52)씨가 건물 18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타워크레인 사고 사망자는 올해만 19명째다. 이모(48)씨 등 다른 작업자 3명도 지브가 내려앉는 충격으로 경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슈거치대를 비롯한 불량 부품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 크레인이 열흘 전인 지난 9일 A기관이 한 정기 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타워크레인 정기검사는 국토교통부가 A기관을 포함해 대행을 맡긴 6개 위탁기관에서 진행한다. 타워크레인 설치 때와 설치 후 6개월이 되는 시점에 한 번씩 검사를 한다.
공교롭게도 지난 9일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용인 물류창고 신축공사장 사고 타워크레인 역시 A기관이 사고 20여일 전 점검을 진행, 합격 판정을 내렸다. 한 기관이 합격 판정을 한 두 타워크레인이 한 달도 안돼 잇따라 사고가 난 것이다.
A기관은 타워크레인 정기 점검 불합격률이 1.7%로, 점검 위탁 수행 기관 중 가장 낮다. 나머지 5개 점검 기관의 불합격률은 29%, 17.9%, 5.4%, 4.9%, 4.5%였다.
국토부는 타워크레인 정기 점검에 대한 신뢰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검사 과정의 누락된 부분과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유명식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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