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중인 40대 여성이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이 수영대회에서 탄 상금과 장학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지난 15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봉명2·송정동 주민센터를 찾아 편지 봉투를 건넨 뒤 돌아갔다.
이 봉투에는 1만원 짜리 36장과 편지 1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를 읽어 본 주민센터 직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 여성은 편지에서 “저희 아이는 자폐 2급 장애를 겪고 있다”며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극복해 가고 있고, 다행히 아이가 수영에 재능이 있어 지금은 선수로 맹연습 중”이라고 사연을 풀어놓았다. 그는 “봉투의 돈은 아이가 수영을 하며 올해 처음으로 받은 상금과 장학금을 모은 것”이라며 “적은 금액이지만 늘 또래보다 느리고 부족하다는 말만 듣던 아이가 받은 상금이라 뜻있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민센터 직원 우명주씨는 “기부한 여성에게 사연을 묻자 ‘항암 후유증으로 말하기가 불편하니 편지지 내용으로 대신하겠다. 익명으로 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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