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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관절 아프다고요? “날씨와 관절통은 무관”

입력
2017.12.18 17: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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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 한국일보 자료사진
허리 통증. 한국일보 자료사진

날씨가 궂으면 신통하게 관절 등 몸이 쑤신다는 분이 있다. 만성 통증 환자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날씨가 궂으면 통증이 심해진다고 답한 설문결과도 있다.

하지만 아누팸 제너 미국 하버드대 의대 헬스케어정책과 교수팀은 날씨와 관절통 관계가 사실인지를 연구한 결과, 관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의학 학술지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 최신호에 실렸다.

제너 교수는 “날씨와 관절통 간 상관관계를 빅 데이터인 미국 건강보험 자료를 통해 분석했다. 2008~2012년에 관절통으로 병원을 찾은 65세 이상 환자 150만명의 진료기록을 살펴보고, 국립해양대기국(NOAA) 데이터에서 환자 주소지의 날씨를 확인 대조했다.

비가 온 날이나 여러 날 비가 오다 그친 뒤 등 궂은 날씨와 관련 있는 시기에 등과 허리, 팔다리 관절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와 맑은 때를 비교했다.

연구 기간 동안 1,100만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는데 비가 온 날에는 6.35%, 맑은 날에는 6.39%가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돼 관절통이나 허리통증이 날씨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연구팀은 결론을 냈다.

제너 교수는 “날씨는 관절 통증의 원인이 아니다”며 “그러나 사람들은 비가 오면 통증을 날씨 탓으로 돌리지만 맑은 날 통증이 있으면 아예 날씨와 연결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인간의 뇌는 정형화된 양식(패턴)을 찾아내는 데 능숙하며, 흔히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믿음을 자기충족성(예언이나 생각대로 이뤄지는 특성)이 있는데 비가 오면 무릎이 아플 것으로 예상하면 실제 아프게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의 한계도 없지 않다. 진료기록만으론 관절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의 수준이나 다른 질환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 또 날이 궂으면 환자들이 평소 처방 받은 약을 먹거나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 먹는 등 자가 치료하기도 하는데 이를 건강보험 기록만으론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호주 조지 글로벌 헬스 연구소 연구자들도 올해 초 허리 통증 환자 981명과 무릎관절염 환자 345명의 증상과 호주 기상국의 날씨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통증과 날씨는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크리스 마어 조지 글로벌 헬스 연구소 교수는 “통증과 궂은 날씨가 관련 있다는 믿음은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며 “이미 지니고 있는 견해를 확증해 주는 사건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암시에 약해 춥고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프다고 기억하지만, 증상이 있어도 날씨가 온화하고 화창한 날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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