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의 해외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세화그룹 전 이란 지사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18일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가스전 건설공사용 자재 수출대금 662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세화그룹 전 이란 지사장 A(51)씨를 구속했다. 또 일부 가담한 이란 현지법인 SIGK사 대표 B씨와 같은 회사 총무담당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그룹 경영진과 공모해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공사대금 7,195만유로(당시 환율 기준 877억원) 가운데 5,430만유로(662억원)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플랜택은 2010~2012년 이란석유공사에서 공사대금을 받았으나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자 이란 측과 직접 자금거래를 피하기 위해 세화그룹(세화엠피, 유영E&L)과 이란 현지법인 SIGK에 해당 자금과 함께 거래를 맡겼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포스코플랜텍에 분기마다 보내주는 계좌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뒤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란에 있으면서 서울중앙지검 출석요구에 불응한 채 올 8월 초까지 도피하다 국내에 들어와 출국금지 조치에 이어 경찰 수사를 계속 받아왔다.
A씨와 공모해 돈을 빼돌린 세화엠피 전모(58)회장과 유영E&L 이모(67)사장은 지난해 실형이 확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책임자로 가담 정도가 중한 데다 일부 혐의를 시인해 구속하고 계속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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