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한 해에 부담하는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148조원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비용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의 영향으로 10년새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건강보장정책 수립을 위한 주요 질병의 사회경제적 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질병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6년 82조4,630억원에서 2015년 148조2,514억원(국내총생산 대비 9.5%)으로 10년간 1.8배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6.8%였다.
질병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질병에 따른 직접적인 의료비에 조기사망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액, 의료이용에 따른 생산성 손실액, 간병비, 교통비를 합친 것으로 건강의 사회적 가치를 분석할 때 이용한다.
비용별로 의료비가 75조8,479억원(51.2%), 미래소득 손실액 33조4,396억원(22.6%), 생산성 손실액 25조9,688억원(17.5%), 간병비 8조2,436억원(5.6%), 교통비 4조7,513억원(3.2%) 순으로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은 의료비였다.
전체 질병비용에서 50대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3.3%로 40대(18.1%), 60대(14.7%)를 포함하면 질병비용의 56.1%는 장년층에서 발생했다. 70대의 손실 비중은 11.8%였다.
연평균 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80대 이상으로 21.2%를 기록했고, 70대(12.5%), 50대(8.9%), 60대(8.1%)도 전체 평균 6.8%보다 높았다.
암 등 한국인 10대 사망원인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5년 51조2,153억원으로 전체 질병비용의 34.6%를 차지했다.
이중 암(악성신생물)이 16조6,819억원으로 가장 컸고, 뇌혈관질환(6조9,283억원), 자살(6조4,480억원), 심장질환(4조8,316억원), 고혈압(4조3,910억원) 순이었다.
진료비 상위 질병군 중에서는 고혈압(4조993억원), 만성신장병(3조1,014억원), 알츠하이머성 치매(2조8,000억원), 등 통증(2조7,884억원), 간 및 간내담관의 암(2조7,399억원) 순으로 비용이 많았다.
노인성질환 중 연평균 손실증가율이 현저하게 높은 것은 치매(28.0%), 파킨슨병(23.3%), 알츠하이머병(13.5%) 등과 같은 퇴행성질환이었다.
연구진은 "고령인구 전단계에서의 질병비용은 고령인구에서 더 큰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건강증진사업의 연령 확대 등 노인 전단계부터 맞춤형 사업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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