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중 충칭 첫 방문
“2019년은 임정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
천민얼 당서기와 합의
현대차 공장 방문 근로자 격려도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우리는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보며 2019년은 3ㆍ1 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그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을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본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존 입장을 확인하면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보수 진영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충칭에 위치한 임시정부 청사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과의 간담회에서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이자 대한민국의 법통이다. 헌법에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건국 100주년이 되도록 우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제대로 기념하고 기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라고 남겼고, 청사에 입장해 김구 선생 흉상 앞에 흰색 장미와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김구 선생이 사용한 ‘주석 판공실’에 입장해 책상 뒤에 놓은 침대를 한동안 어루만지기도 했다.
충칭 임정 청사는 일제 강점기에 임시정부가 마지막으로 사용된 청사로, 현재 상하이ㆍ항저우ㆍ창사에 남아 있는 임정 청사와 비교해도 규모가 가장 크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이 충칭을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역대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 지방도시를 방문해 왔다. 노태우ㆍ김영삼ㆍ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은 상하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칭다오와 청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시안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와의 오찬에서는 충칭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 중 하나인 광복군총사령부 터 복원 사업 재개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천 서기에게 지난 14일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고, 시 주석이 협력의 뜻을 밝힌 사실을 소개했다. 천 서기는 “충칭시는 중한관계 우호협력을 위해 특별한 역할을 하겠다”며 “충칭 내 한국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하고 충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현지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충칭 현대자 제5공장은 지난 3월 완공했으며, 연간 자동차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중국 측이 전기차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있느냐”라고 질문하는 등 전기차 충전시설과 충전 시 주행거리에 관심을 보였다.
충칭은 현대차 외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고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의 중심 도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충칭 방문에서 만난 천 서기는 ‘포스트 시진핑’ 시대를 이끌 인물이라는 점에서 경제협력 강화와 한중관계 공고화를 감안한 장기적 안목의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충칭=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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