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대해 제각각의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미일 대북공조를 강조하는 일본 언론들은 혹평을 쏟아냈고, 중국 언론은 성과를 강조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앙금을 건드리는 보도가 주를 이뤘다. 미국 언론들은 한중간 긴장이 여전함을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아사바 유키(淺羽祐樹) 니가타(新潟) 현립대학 대학원 교수의 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 대해 사실상 실패였다고 단정하면서 “북한 문제 진전과 사드 배치로 빚어진 대립 상황 해소에 서두르다가 중국측에 약점이 잡힌 형세였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대북 해결을 강조해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라며 “한국 사진기자 폭행 사건도 굴욕외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는 “사실상 시주석이 생각한 틀대로 결과가 나온 정상회담이었다”라는 홋타 유키히로(堀田幸裕) 가잔카이(霞山會) 연구원의 반응도 게재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한국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 딜레마를 보였다”고 한중정상회담 결과를 냉소적으로 평가했다. 북한 문제에 있어 한미일의 공조가 정상회담 결과를 통해 희미해졌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인 북한 정세와 관련해 한미일 연대가 필수적인데 한국이 대중 관계를 중시하다가는 한미일을 이간질하려는 북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도도 더했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일본 정부가 지난달 29일 북한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 후 한국 국방장관과 전화회담을 요청했지만 중국을 배려한 한국의 소극적 태도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에 더 많은 영역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압력 아래서 사드 문제에서 베이징을 만족시키는 데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 주석이 사드 문제를 간접적으로 거론하고 양국간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성명 생략은 여전히 남아 있는 긴장의 징표”라고 전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16일 1면에서 문 대통령의 충칭(重慶)시 방문에 대해 “문대통령이 중국을 감동시켰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7일 논평에선 한국 기자 폭행사건에 대해 “기자 폭행사건이 안타깝지만 한국 측 주최행사였고 경호업체 선정도 한국 측이 한 것으로 중국 공안이 연루됐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다”면서 “중국 측의 책임을 묻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변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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