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표, “두 정상 웃으며 나오는 모습에
단독회담 30분간 걱정했던 마음 사라져”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기간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나 한중 현안에 대해 갖은 요구를 늘어놓은 뒤 “제가 너무 많이 말씀 드렸는데 저는 한중 관계 발전에 아주 욕심이 많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이에 리 총리는 웃으며 “한꺼번에 다 말하시라, 기꺼이 다 듣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17일 김현철 경제보좌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함께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리 총리 면담을 비롯한 방중 뒷얘기를 풀어놨다.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는 월~금 방영되는 프로그램으로,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국민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일각에서 제기된 방중 홀대론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특별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남 차장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으로 한중 단독 정상회담을 꼽았다. 그는 “단독 회담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10분, 20분이 지나도 자꾸 연장돼 걱정이 됐다”며 “중국 측 외교 담당자가 10분이 지나니 엄지를 들어 보이며 ‘잘 되고 있다’고 말하고, 20분 지나니 ‘너무 잘 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 회담을 마치고 두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오는데 30분 동안 걱정했던 마음이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각종 의혹과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했다. 남 차장은 방중을 조급하게 서둘렀다는 지적과 관련해 “한중 수교 25주년인 올해에 의미 있는 국빈방문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중국측 요청에 따라 연내 방중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보좌관도 “사드에 따른 경제 손실이 하루 300억원”이라며 “경제 문제를 생각하면 내년으로 미룰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 차장은 문 대통령의 공항 영접을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나와 ‘홀대론’이 불거진 것과 관련 “중국 외교부의 표준 관행은 부부장 조리가 국가원수를 영접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쿵 부장조리가 전임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을 대리하고 있어 의전상 결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이 주고 받은 선물도 공개했다. 시진핑 (習近平) 주석은 바둑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을 위해 옥으로 만든 바둑판과 바둑알을 선물했고, 문 대통령은 양국의 소통을 강화하자는 의미로 ‘通(통)’이라고 쓰인 고(故) 신영복 선생의 서화 작품을 전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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