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ㆍ부동산 가치 폭등
빈부 격차 갈수록 심각
지난 37년간 전세계 상위 0.1%의 부자가 얻은 부는 소득 증가분이 하위 50% 인구가 획득한 부와 동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득분배 연구 전문 네트워크 ‘세계 부와 소득 데이터베이스’(WID.worldㆍ이하 WID)는 토마 피케티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 등 유명 경제학자 5명이 전세계 소득분포를 분석한 ‘세계의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세계 상위 1%(약 7,600만명)의 부유층이 1980~2016년 사이 늘어난 부 가운데 2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위 0.1%(760만여명)의 부자가 벌어들인 추가 소득은 전체 13%로 절반에 달하는 하위 계층 약 38억명의 부 증가분과 유사한 규모였다.
보고서는 빈부격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극단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하위 50%와 상위 1% 사이 중간층에게 돌아간 부의 성장률은 0에 가까울 정도로 미미한 상태며, 전반적으로 상위 10%가 나머지 90%를 계속 쥐어짠 형국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후진국ㆍ개발도상국의 빈부격차가 특히 심각한 가운데, 중동의 경우 상위 10% 부유층이 지난해 국가소득 61%를 가져갔다. 인도와 브라질(55%),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54%)가 뒤를 이었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의 경우 빈부격차의 확대 속도가 눈에 띄게 가파른 상황이다.
소득 불평등 확대의 원인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주식ㆍ부동산 등 자산 가치의 폭등, 세제 등 부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이 꼽혔다.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단합된 정치적 행동이 없으면 소득의 빈부 격차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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