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열 2,3위와 잇달아 면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뜻 같이 해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만나
“한중 입법기관 간 교류 활성화”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 권력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15일 면담은 전날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한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앞서 권력서열 3위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한중 입법기관간 교류를 활성화시키자고 한 목소리를 내는 등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 리 총리의 만남에서는 바둑이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바둑에 비유하자면 미생의 시기를 거쳐 완생의 시기를 이루고 또 완생을 넘어 앞으로 상생의 시기를 맞이하기를 바란다”고 먼저 응수를 타진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리 총리와 첫 번째 만날 때까지 6개월이 걸렸는데 지금 두 번째 만남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졌다”며 “한중관계의 회복 및 발전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기를 기대한다”고 한발 더 나갔다. 리 총리는 이에 “일주일이 지나면 중국에 동지가 올 것인데, 이는 겨울철이 지나간다는 뜻이고 봄이 찾아온다는 뜻”이라며 “중한관계의 봄날도 기대할 만하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이 면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하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이후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문 대통령이 먼저 한중일 정상회담 조속 개최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하자 리 총리는 “조속한 시일 내 삼국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경우 관례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닌 리 총리가 중국 측을 대표해 참석한다. 리 총리는 특히 “어제 문 대통령께서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을 했고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저는 중한관계의 미래를 확신한다. 왜냐하면 중한 양국은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회의장 격인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중 입법기관간의 교류를 더 활성화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2015년 6월 한국을 찾은 장 위원장과 만난 인연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2년 사이에 한중 양국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고 저도 신분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인사를 건넨 뒤 한중 의회 정기교류와 한중 의원외교협의회 등을 포함한 협의 채널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했고, 장 위원장은 적극 공감을 표했다.
한중간 훈풍 기류는 이곳에서도 감지됐다. 옌볜대 조선어학과를 졸업하고 북한 김일성대에서 유학한 장 위원장은 “중한 양국은 사드의 ‘단계적 처리’(현 단계에서 처리하지 않는다)에 의견을 같이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가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성사시켰다”며 “이번 방중은 양국 관계 회복ㆍ발전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문 대통령의 방중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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