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간부가 포항의 한 유명 관광지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5일 경북 포항 해병대 군수단에 따르면 기동군수대대 윤청귀(45) 상사는 지난 10월 28일 오후 1시쯤 포항의 유명 관광지인 남구 오어사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기고 근처로 다가갔다. 그는 사람들 사이로 40대 남성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비집고 들어가 맥박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임을 확인했다. 윤 상사는 순간 부대에서 받은 응급처치 교육을 떠올렸고 주변 사람들에게 119신고를 요청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윤 상사가 10분 가량 심폐소생술을 하자 남성은 호흡과 약간의 의식을 되찾았다. 이어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 포항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해 이달 초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상사의 활약은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의인에게 박수를’이라는 제목으로 칭찬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포항남부소방서는 윤 상사가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생명을 구한 소식을 전해 듣고 심폐소생술로 살린 시민에게 주는 ‘하트 세이버(Heart Saver) 상’을 전달하기로 했다.
윤청귀 상사는 “심정지 환자는 4분 안에 산소 공급이 돼야만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응급처치 교육 때 배운 이야기가 떠올라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며 “국가에 헌신하는 해병대 일원으로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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