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장나라는 스스로도 KBS2 종영극 ‘고백부부’를 인생드라마로 꼽았다. 미혼인 장나라의 엄마 연기는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독박육아에 지친 서른여덟의 애엄마 마진주를 완벽 소화,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20대 대학생 연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타임슬립 해 열한 살 연하의 장기용과 로맨스를 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이 ‘고백부부’를 ‘인생 드라마’라고 호평했다.
“나에게도 인생드라마다. 위로가 됐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한)보름, (조)혜정이 등 정말 예쁜 친구들이 내 인생에 들어와서 행복하다. 사랑하는 김미경 선생님과 많이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았다.”
-미혼인데 엄마 연기를 어쩜 그렇게 잘하냐.
“초반에는 집중이 안 될 때가 있었다. 바로 스무 살로 타임슬립하지 않았나. 아들 서진이에 대한 서사가 부족해 감정을 잡기가 조금 힘들었다. 연기하면서 확신이 없을 때 하병훈 PD가 ‘날 믿고 편안히 연기해달라’고 조언해줬다. 감정소모가 많았지만 연기하는 내내 재미있었다.”
-20대 대학생 연기 부담감은 없었나.
“얼굴은 이질감이 들 수밖에 없지 않나. 요즘 반사판 효과가 좋다.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예쁘게 찍어줬고 후반작업도 잘 해줬다. 호준이는 날 정말 부인처럼, 기용이는 날 첫사랑처럼 봐줘서 잘 나온 거다.”
-주부 연기 할 때 차별화둔 점은.
“오히려 주부 연기할 때 분장을 더 했다. 약간 노란빛이 돌게 화장하고 기미, 다크서클도 그렸다. 친오빠가 입다 버린 후줄근한 티셔츠를 가져다가 입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표정이 쳐지고, 입 꼬리도 내려가더라. 말투나 행동은 50대 어머니로 잡아서 연기했다. 스무 살 영혼이 들어간 아줌마니까 조금 과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평소 내 말투는 주부일 때가 더 가깝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 같이 MT 갔을 때 진주가 천설(조혜정)한테 ‘조금 흐트러져도 된다. 눈치 보지 말고 지금 즐겨라’고 조언해주는 장면이 있었다. 촬영 때 컷 하자마자 눈물이 나더라. 설이 나이일 때 누군가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줬으면 많은 위로가 됐을 것 같다.”
-이 장면이 유독 공감된 이유는.
“스물한 살 때 데뷔, 본의 아니게 항상 긴장하면서 살았다. 언제든 날 부르면 튀어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 했다. 편안하게 술을 마시고 취해도 스스로 흐트러지는 게 용납이 안 됐다. 뭔가 틀에 꽉 채워 놓은 것 같았는데, 지금도 다 깨지 못했다. 그 나이 대의 아쉬움이 남는다.”
-타임슬립한 진주가 버스 안에서 서진이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정말 슬펐다.
“진주가 서진이를 생각하면서 버스 창에 발자국을 그리지 않았나. 뒤에서 남길(장기용)은 묵묵히 바라보고…. 가장 완벽한 신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남녀관계에서 여자가 울면 남자가 다가가가서 아는 척 하거나 뭔가를 하지 않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진주가 집에 들어갈 때까지 지켜봐 줘서 신이 더 완벽해졌다. 슬픔과 따뜻함이 한 신에 압축됐다.”
-손호준과 부부 연기 펼친 소감은.
“정말 재미있는 친구다. 악바리처럼 연기하더라. 부족한 신이 있으면 어떻게든 채워 넣어서 ‘똑똑한 애구나’ 생각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연기를 훨씬 잘해서 깜짝 놀랐고 배울 점도 많았다.”
-‘고백부부’를 통해 결혼하고 싶어졌나.
“드라마는 드라마고 나는 나다. 결혼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지막 연애를 한지 5년 넘었는데 그 사이 썸도 없었다. 일에 집중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연애도 하고 시집도 가고 싶다. 지금 연상, 연하 가릴 때가 아니다. 중국 활동할 때도 딱히 나한테 관심 보인 남자가 없었다. 대체로 남자들이 날 재미있어하고 귀여워하는데 여자로 보진 않더라.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연애를 못할 것 같다(웃음).”
-데뷔 후 첫 스캔들이 얼마 전에 터지지 않았나.
“옛날에도 스캔들은 있었다. 이번에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구나’ 느꼈다. 난 일단 집 근처인 일산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스캔들 난 상대방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후배라도 굉장히 실례다. 내가 사과할 일이 아닌데 미안해서 연락을 못하겠다. 한 작품에서 호흡 맞췄을 때 현장에서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타의로 내가 나쁜 선배가 된 것 같아 속상하다.”
-중국 활동 계획은 없나.
“잘 맞는 작품이 있으면 하고 싶다. 다행히 계속 섭외가 들어오는데, 모든 조건이 맞는 작품은 아직까지 없다. 중국에 추억이 많다.”
사진=라원문화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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