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 체감 영하 14도 예보
G-100 행사때도 환자 6명 발생
조직위도 추가 방한대책에 고심
“폭설 내린다면 다른 장소서 진행”
#VIP에게만 특별 방한대책?
관람객엔 무릎 담요 등 나눠주고
귀빈엔 더 두꺼운 제품 제공 계획
“논의 단계… 확정되면 발표할 것”
내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최대 화두는 ‘추위’다. 올림픽 개ㆍ폐회식 장소인 올림픽 플라자는 개방형 구조라 관람객들은 그대로 바람에 노출된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지붕을 씌우려고 했지만 예산 문제로 없던 일이 됐다. 지난 달 4일 이곳에서 열린 G-100(올림픽 개막 100일 전) 행사에 참석한 3만 여명은 약 4시간 동안 추위에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당시 평창의 오후 8시 기온은 섭씨 영상 3.4도였지만 바람이 초속 8m로 강하게 분 데다 야간이라 관중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었다. 저체온증 환자가 6명이나 발생했고 일부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올림픽 개회식은 오후 8시 18분 시작하는데 기온이 영하 7.7도, 체감 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어 혹한 대책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조직위는 전체 관람객에게 핫팩과 무릎 담요 등 방한 용품을 나눠줄 예정인데 이 중 VIP들에게만 일반 관람객보다 조금 더 두껍고 큰 담요를 제공할 계획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8일 로이터 국제부 취재를 인용해 “익명의 관계자에 의하면 160여 명의 VIP들은 바깥쪽의 높은 곳에 앉은 일반 관중보다 더 두껍고 더 큰 담요를 제공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15일 “정해진 건 아니고 논의 중인 내용이 어떻게 외신에 흘러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개회식에서는 문재인(64) 대통령이 직접 개회 선언을 한다. 토마스 바흐(6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해 일본 아베 신조(63)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다. 3만5,000석의 관중석 중 본부석 중간에 있는 테라스가 문 대통령 등 VIP들의 자리다. 그 바로 아래 관중석에도 일부 VIP들이 앉는다. 조직위가 이들에게만 차별화된 방한 용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일반 관람객들은 기분이 조금 나쁘실 수 있겠지만 스포츠를 관람할 때도 입장권 가격에 따라 서비스를 달리 제공하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고 했다. 개회식 입장권은 등급(A~D)에 따라 22만 원부터 150만 원까지다. “그렇다면 등급별로 방한 제품도 다르게 제공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아니다. 지금은 모든 걸 다 논의 중인 단계다. 확정된 건 없다. 다음 주에 종합적인 방한 대책을 공식적으로 발표 하겠다”고 답했다.
조직위 초청으로 15일 오전 10시경 올림픽 플라자를 찾았다. 조직위가 왜 ‘추위와의 전쟁’ 중인 지 이해가 갔다. 경기장은 무대 장비 설치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는데 바람이 매서웠다. 약 10여 분 서 있는데도 한기(寒氣)가 몰려 왔다. 조직위는 방한을 위한 추가 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외벽 없이 뻥 뚫린 공간에 조만간 투명 플라스틱으로 방풍벽을 설치한다. 이승훈 평창 올림픽플라자 베뉴 담당 매니저는 “지난 달 G-100 행사 이후 추가 방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일 폭설 등으로 도저히 개회식을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장소를 옮긴다. 이승훈 매니저는 “폭설을 대비한 ‘플랜B’가 있다. 다른 장소로 옮겨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플라자는 평창올림픽 개ㆍ폐회식과 평창 패럴림픽(3.9~18) 개ㆍ폐회식 등 네 개의 행사를 치르고 나면 5,000석만 남기고 철거한다.
평창=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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