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년 가문경영의 5세대
아버지는 회장직만 맡기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회장 겸 발행인 아서 옥스 설즈버거 주니어(66)가 25년간 맡았던 발행인 자리에서 물러난다. 회장의 아들이자 NYT 디지털 부문 전략의 초안을 짠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37ㆍA.G. 설즈버거)가 부친으로부터 발행인 자리를 이어받는다.
설즈버거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올해 말로 발행인 자리에서 은퇴한다. 오늘 아침 이사회가 A.G.를 차기 발행인으로 승인했다”고 말했다. 발행인직 이임은 내년 1월 1일 이뤄진다. 다만 회장직은 부친 설즈버거가 유지한다. “회장으로서 NYT와 삶을 함께하고 기업을 전진시키는 리더십을 지지하겠다. 하지만 NYT라는 거함의 키를 잡는 것은 A.G.의 몫이다”라고 설즈버거 회장은 덧붙였다.
신임 발행인인 A.G.는 2003년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프로비던스저널과 오리거니언 등 타 지역 언론사 기자를 거쳐 2009년 NYT에 입사했다. 2014년 NYT 디지털부문 전략을 담은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초안을 만든 인물로 지난해 부발행인으로 임명되며 후계자 자리가 확실시됐다. 혁신보고서는 종이신문의 혁신을 다룬 가장 정평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NYT의 현재 유료 구독자 350만명 가운데 250만명이 디지털 전용 구독자일 정도로 성공적인 전환이 이뤄지면서, NYT는 언론산업 전반이 위기에 몰린 가운데 드물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A.G.가 사실상 조타수를 맡음에 따라 NYT의 디지털 혁신도 가속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A.G.는 이날 “최고의 언론사가 가장 중대한 시기를 맞이한 때에 발행인직을 맡게 된 것을 명예로이 여긴다”라며 “조만간 NYT의 도전과 기회에 대해서 회사 구성원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NYT는 18일 연례운영회의를 앞두고 있다
1896년 옥스-설즈버거 가문의 수장이자 A.G.의 고조부인 아돌프 옥스가 파산 경매에 나온 NYT를 매입한 이래 NYT는 121년째 가문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 신임 A.G. 설즈버거는 가문의 5세대이자 여섯 번째 발행인이 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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