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적을 부풀리고 회사가 상장될 것처럼 속여 주식을 비싼 값에 팔아 넘긴 방산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투자자를 속여 취득한 부당이익은 37억원에 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정대정)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비상장 방산업체 이랩코리아 대표 허모(6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허씨에게 “국방부 고위 간부들을 통해 계약을 수주하게 해주겠다”며 금품을 챙긴 방산브로커 신모(72)씨와 은행 대출을 알선한 금융브로커 박모(57)씨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허씨는 2015년 5월부터 7월까지 전년도 이랩코리아 해외 수출액과 상장 추진 계획을 허위로 기재한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부풀려 37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전년도 매출액 218억원 중 210억원어치가 미국 비상장법인 A사에 수출한 것처럼 송장, 견적서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는 허씨와 아들이 지분 70%를 보유한, 사실상 허씨 소유 회사다.
허씨는 허위 매출 정보가 담긴 홍보자료를 불법 주식매매 중개브로커에게 배포해 이랩코리아 주식을 고가에 매도했다. 주당 2,000~8,000원대에 취득한 주식을 일반투자자 50여명에게 주당 6만5,000~6만8,000원에 팔아 넘겼다. 아울러 검찰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지 않고 주식 매매를 중개한 안모(63)씨와 한모(49)씨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6월 금융감독원이 허씨를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상장회사는 기업정보 공시 의무 등이 없어 내부 정보를 외부에서 알기 어렵고, 중개브로커를 통해 ‘깜깜이 투자’를 한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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