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번 방문이 관계 개선의 중요한 기회”
한중 확대정상회담서 사드 갈등 에둘러 표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촉발된 과거를 털어내고 전략적 협력동반자로서의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한중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떤 면에서는 역지사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됨으로써 그간의 골을 메우고 더 큰 산을 쌓아나가기 위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왕지래(觀往知來)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며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상호 존경과 신뢰에 기초해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길을 닦아 관계를 개선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문 대통령과 전략적인 소통과 효율을 강화하면서 중한관계가 발전할 수 있게 추진력을 발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개 발언에서는 사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각각 ‘일시적 어려움’, ‘모두가 다 아는 이유’라고 에둘러 양국 간 사드 갈등을 거론하며 탐색전을 펼쳤다.
시 주석은 특히 전날 문 대통령이 난징(南京)대학살 80주년을 애도한 것을 언급하고 “한국에서 그 행사(80주년 추도식)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주중대사를 참석시켜 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도 “어제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일이었는데 다시 한번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베이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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