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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보이스피싱, “의심하는 피해자에 구속 거론하며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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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보이스피싱, “의심하는 피해자에 구속 거론하며 협박”

입력
2017.12.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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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보이스피싱 일당 21명 검거

필리핀 현지서 붙잡아 14일 국내 송환

수사ㆍ금융기관 사칭 12억원 가로채

조직원 합숙시키며 교육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검사나 금융기관 관계자 등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합숙훈련까지 하며 조직원들을 교육시키고,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피해자에게는 구속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치밀하면서도 막가파식의 사기행각을 벌여 10억원대의 돈을 가로챘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박모(36)씨 등 21명을 필리핀에서 검거해 14일 국내 공항을 통해 모두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5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필리핀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범행 현장에서 당신의 통장이 발견됐으니 통장과 범죄의 관련성 여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대포통자에 입금토록 하는 수법으로 91명으로부터 1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의 범행은 대범하고 치밀했다. 피해자들에게 사기범과 공모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외부와 연락을 하지 말고, 모텔에 은신해야 한다는 등의 수법으로 가족의 신고를 원천 차단했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피해자에겐 구속을 하겠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또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를 숙지하도록 콜센터 직원들을 합숙 훈련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노세호 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이 날로 진화해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며 “수사기관은 전화로 형사사건에 연루됐다고 돈을 입금하라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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