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에서 파란색 유니폼을 입으면 더 빨리 달린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노르웨이에서 열린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한국, 노르웨이, 독일 선수가 똑 같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이 계기였다. 특히 전통처럼 붉은색 유니폼을 고집하던 노르웨이가 이와 대비되는 파란 유니폼을 입고 나오자 “파란색이 가장 빠르기 때문”이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추측이 퍼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1,000분의 1초로도 승부가 갈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선수들은 유니폼 하나도 소홀히 입지 않는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는 0.003초 차이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갈랐다.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니기에 유니폼이 메달 색깔을 가른다는 주장이 나오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출신 단거리 전문가는 “사람들이 파란색이 제일 빠르다고 한다”며 “이상한 이론이지만, 시험해보고 나온 말일 것이다”라고 했다. 같은 나라 또 다른 단거리 전문가는 “매 올림픽 시즌마다 선수들은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며 “이번엔 파란색 유니폼이 그 카드”라고 주장했다. 파란색 유니폼을 처음 입어본 노르웨이 선수는 “빨간 색보다 (파란 색이) 조금 빠르다니 믿고 싶다”며 “한국과 독일도 파란 색을 입었지 않냐, 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영국 리드대학 색채학 교수는 ‘파란 유니폼 이론’이 순전히 심리적인 데서 기인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특정 색깔을 입었을 때 더 자신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경쟁 선수들도 특정 색깔로 상대방을 판단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빙상 최강국 네덜란드는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무당벌레를 연상시키는 주황과 검정이 조화된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36개 중 절반 이상인 23개를 휩쓸었다. 지난 10일 여자 1,000m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상화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1ㆍ일본)는 검은색 유니폼을 고수하고 있다. 김주은 인턴기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유니폼 색깔 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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