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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알프레드 레논 (12월 14일)

입력
2017.12.14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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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의 싱어 존 레논의 아버지 알프레드 레논. 그도 가수였다.
비틀즈의 싱어 존 레논의 아버지 알프레드 레논. 그도 가수였다.

알프레드 레논(Alfred Lennon, 1912.12.14~1976.4.1)은 비틀즈의 싱어송라이터 존 레논(1940~1980)의 아버지다. 그는 비틀즈의 인기가 영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을 휩쓸던 1965년 자기 음반을 낸 가수였고, 그 전에는 호텔 종업원, 사환, 영국 해군 부사관 등을 지낸 가난하고 평범한 시민이었다. 그는 청소년기를 고아원에서 보냈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고, 어머니에겐 양육 능력이 없었다. 구루병을 앓아 보행보조기를 달고 살았고, 그 탓에 또래보다 키(성년 167cm)도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는 못 말릴 정도로 유쾌했고, 노는 자리엔 어떻게든 끼는 성격이었다.

아일랜드 이민자였던 할아버지도 직업은 선원(조리사)이었지만 직업 가수 생활을 했고, 아버지 역시 유랑극단 가수로 미국 투어를 다녀온 이력이 있었다. 알프레드도 노래를 잘해, 14살 때 고아원 원장 몰래 리버풀의 한 어린이 뮤직홀 오디션에 뽑혀 투어를 다닐 정도였다.

고아원을 떠난 그는 사환으로 일하며 보드빌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고, 38년 줄리아 스탠리(Julia Stanley)와 결혼했다. 그는 상선 선원 등으로 일하며 틈틈이 루이 암스트롱 등의 모창 가수로 밤무대에 서곤 했다. 전쟁이 터진 뒤 영국 해군 부사관으로 전선을 누볐고, 43년 무단 탈영해 몇 년간 실종되기도 했다. 존 레논은 40년 태어났다. 훗날 그는 자잘한 절도사건에 연루돼 영창을 갔다가 아랍 범죄단체에 얽히는 바람에 가족과 연락이 끊겼노라고 해명했다.

알프레드가 귀국할 무렵 줄리아는 웨일즈 출신 군인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그는 줄리아의 요구로 이혼 당한 뒤 온갖 일을 하다가 아들의 성공 소식을 듣게 됐고, 아들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 당한 뒤 자기도 65년 음반 ‘That’s My Life(My Love and My Home)’을 냈다. 가족사가 언론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던 아들이 아버지의 음반 배포를 훼방 놓자 이듬해 가명(Freddie Lennon)으로 다른 음반을 내기도 했다.

말년의 그는 가족을 버렸다는 오해를 풀고 아들과 화해했다. 56세 때 재혼한 38년 연하의 폴리나 존스(Paulina Jones)는 그의 사후 ‘Daddy, Come Home’이란 제목의 책으로 둘의 삶과 존과의 인연 등을 소개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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