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전 세계랭킹 1위 빅토리아 아자렌카(28ㆍ랭킹 210위ㆍ벨라루스)가 2018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을 통해 코트에 복귀한다. 호주오픈 조직위원회는 13일(한국시간) “전 챔피언인 아자렌카가 2018 호주오픈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2년과 이듬해 연속으로 호주오픈 여자단식 트로피를 들어올린 아자렌카는 지난해 12월 아들 레오를 출산했다. 출산 6개월 만인 지난 6월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마요르카 오픈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고, 7월 윔블던에서는 4라운드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성공적으로 복귀한 듯 보였지만 아자렌카는 이후 코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레오의 아버지 빌리 맥키그와 별거하게 되면서 자녀 양육권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아자렌카는 자녀 양육권 소송이 종료되기 전까진 아들을 현재 거주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바깥으로 동반하는 것이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자렌카는 지난 8월 US오픈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법적 절차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US오픈에 출전할 것인지, 아니면 레오를 집에 혼자 남겨두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2018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투어에 복귀할 예정인 아자렌카는 레오를 호주에 데려갈 수 있을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크레이그 타일리 호주오픈 조직위원장은 이날 “아자렌카의 최근 (가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명확해 보인다”며 “우리는 그에게 가능한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자렌카는 “지난 1년간 매우 힘들었다”며 “호주오픈으로 2018 시즌을 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아자렌카는 ‘임신으로 경기에 출전 못한 선수가 출산 후 1년 안에 복귀할 시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기록한 랭킹을 보호한다’는 WTA 특별 규정에 따라 다음해 5월까지 그랜드슬램 출전권 2장 포함, 총 8개의 대회에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다. 이미 지난 윔블던 출전으로 1장을 소진했지만, 이번 호주오픈은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하기 때문에 다음 그랜드슬램인 프랑스 오픈까지도 출전이 보장된 셈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