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만 4만2,000명에 달하는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사립명문 와세다(早稻田)대마저 2032년까지 입학정원 7,000명을 줄일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향후 5~10년 내 학생수를 줄일 계획인 대학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젊은 층 인구가 급감하는 데 따른 대학들의 생존대비 차원이다.
13일 아사히(朝日)신문과 유명입시학원 카와이쥬쿠(河合塾)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사립대들뿐 아니라 와세다대와 가나가와(神奈川)대 등 대규모 사립대, 오이타(大分)대 등 일부 국립대까지 학생 정원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학의 입학정원은 1990년대부터 급증해 2000년대 이후엔 완만하게 늘어났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59만3,000여명으로 1992년에 비해 12만명이 증가했다. 반면 18세 인구 감소로 현재는 사립대의 40%가 정원미달이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정원을 줄여 적응하면서 교육의 질을 특화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개교 150년이 되는 2032년까지 학부생을 7,000명 줄일 방침인 와세다대의 하시모토 슈지(橋本周司) 부총장은 “전체 수험생수가 줄어 합격수준이 떨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며 “이러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대학원생을 늘리고 교원도 320명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교원 1명당 학생 비율을 낮춤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여 좋은 학생을 되도록 많이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젊은 층 인구가 줄어 명문대들마저 좋은 학생 유치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이다. 가나가와대(도쿄 인근 요코하마)도 2040년을 정점으로 입학자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정원감축을 구상 중이고, 국립 오이타대도 “규모를 유지하고 싶지만 현실을 감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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