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대학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취임 첫 방중(訪中)에 나선 가운데 재중 동포들과 만나 "한중관계가 외부 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근래까지 한중관계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악영향을 받았던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중 첫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 내 소피텔 호텔에서 재중 한국인들과 만나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년간 한중관계는 경제분야에선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정치·안보 분야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앞으로 한중관계를 경제분야의 발전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시킴으로써 한중관계가 외부 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분야에서도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교역이 확대돼 왔으나, 한중FTA 후속협상인 투자·서비스 협상에 박차를 가해 FTA효과를 극대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재중 동포들에게 "그동안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나. 저와 온 국민들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며 "그래서 취임 직후부터 한중관계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10월말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중국도 호응해왔다. 한중 양국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궤도로 회복해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이번 국빈방문으로 양국 신뢰가 회복되고 한중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양국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때 한중 배우 부부로 유명한 위샤오광, 추자현 부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난징대학살을 안타까워하며 한중간 역사 유대감을 잇는 데에도 신경썼다. 이날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난징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고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했다. 두 나라는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왔다"며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들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표적인 몇 분만 거명했지만 오늘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의 후손 한분 한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내년에 있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988년 동서 양 진영이 모두 참석했던 서울올림픽은 전세계적인 냉전 종식의 장이었다"며 "이번 평창올림픽도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모아진 하나된 열정이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이 한중 양국의 우의를 증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뉴스1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