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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욱 소름 돋는다”...‘기억의 밤’, 이스터에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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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욱 소름 돋는다”...‘기억의 밤’, 이스터에그 공개

입력
2017.12.1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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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밤’이 이스터에그를 공개했다.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기억의 밤’이 이스터에그를 공개했다.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영화 ‘기억의 밤’이 손익분기점을 앞두고 ‘이스터에그’(작품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공개했다.

13일 공개된 ‘기억의 밤’ 이스터에그 첫 번째는 양자 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이다.

납치당하기 전 다정하고 지적이었던 형 유석(김무열 분)이 세미나 발표를 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상자 안에 있는 고양이 그림은 오스트리아 이론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 실험을 설명한다.

이 장면은 유석이 얼마나 엘리트적인 인물인지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과 동시에, 인간의 불완전함과 세상의 모순을 지적하며 진석과 유석 두 인물 설정에 대한 디테일을 더한다. 장항준 감독은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말하는 양자역학에 대한 인간의 불완전함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지닌 모순이 ‘기억의 밤’과 닮아있는 것 같았다”며 이 이론을 영화 속에 등장시킨 이유를 밝혔다.

두 번째 이스트 에그는 이삿짐을 정리하는 진석(강하늘 분)이 책장을 정리하는 장면에 숨겨져 있다. 책장에 책을 꽂는 장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소설책은 ‘장미의 이름’이다. 20세기 최고의 지적 추리 소설이라고 불린 이 책은 14세기 유럽의 암울한 시대에 수도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추론해 나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장항준 감독이 “중세의 우울한 배경과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기억의 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듯이 <기억의 밤>은 세세한 소품 하나까지 신경 쓰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마지막 영화 속의 이스터에그는 바로 푸른 수염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푸른 수염은 샤를 페로의 잔혹 동화인 ‘푸른 수염’에서 차용한 것으로, ‘진석’이 2층 방에 대한 공포심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푸른 수염’은 금기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인간의 욕망,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호기심, 그것을 열어 보았을 때 인간이 감수해야 하는 참혹한 대가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 속 열어서는 안 되는 2층 방에 대한 호기심을 가중시키며 극에 대한 몰입감을 더한다.

이처럼 영화 속 디테일한 단서들로 완성도를 높이며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로 N차 관람 열풍을 모으고 있는 ‘기억의 밤’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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