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이정은이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017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6관왕)을 달성한 '핫식스' 이정은(21)의 대방건설 후원 계약을 놓고 사실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니지먼트사 크라우닝은 12일 “이정은이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대방건설의 후원을 받는다. 계약금 외 인센티브 등 KLPGA 투어 최고 대우 후원 계약이다”고 밝혔다. 정확한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년 8억 원씩 3년간 총 24억 원을 보장받게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크라우닝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이정은이 지금까지 보여준 기량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계약을 맺었으며 향후 LPGA 투어 진출시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대방건설의 한 관계자는 “훌륭한 선수를 가족으로 맞게 돼 기쁘다”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다하겠다. 이정은이 한국의 위상을 높일 ?세계적인 골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정은은 “대방건설에서 가치와 존재를 높이 평가해주시고 인정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지난 2년간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제는 조금 더 이정은 스타일의 골프를 보여 드리겠다. 성숙하고 프로다운 모습으로 보답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계약 소감을 전했다.
계약 기간과 LPGA 진출에 관한 언급이 특히 눈에 띈다. 계약 만료 시점인 2020년은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결국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LPGA 진출을 염두에 둔 계약이라는 해석이다.
이정은은 과거 본지와 인터뷰 때마다 도쿄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데뷔 첫 해 “과거 골프 국가대표를 하면서 국가대항전에도 몇 차례 나갔었는데 개인의 자존심을 걸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출전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더라. 국제 대회에 나가면 성취감과 자부심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 나가 그런 느낌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다만 이정은은 지난 시즌 내내 LPGA 투어 진출에 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장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긋곤 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선 LPGA 투어 활동이 필수적이다. 올림픽 출전은 자국 선수 중 세계랭킹 순으로 이뤄진다. 출전 자격을 얻으려면 세계랭킹 포인트를 높게 쌓아야 하는데 LPGA에서 활약하는 게 KLPGA에서 뛰는 것보다 높은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정은은 지난 시즌 6관왕에 오르며 KLPGA 투어를 평정했지만, 현재 세계랭킹은 23위(3.43점)에 그친다.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선 11번째 순위다. 4명이 출전하는 여자골프 대표팀 명단에 들기에는 포인트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 선수 랭킹 4위인 김인경(6.43점ㆍ세계랭킹 8위)과는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차이다. 계속 KLPGA 투어에서 활동해서는 이 격차를 좁힐 수 없다.
최근 본지와 만난 이정은의 어머니 주은진씨는 “딸의 목표 중 하나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이다. 세계랭킹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목표를 위해선 언젠가 미국 진출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KLPGA 투어에서 더 성적을 내고 때가 되면 고민해볼 문제다”고 강조했다. 내년까지 국내 투어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뒤 2019년 LPGA에 진출해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고, 2020년이 돼 올림픽 대표팀에 입성하는 것이 이정은에겐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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