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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테러범, 페이스북에 “트럼프 당신은 미국 보호에 실패”

입력
2017.12.1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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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자폭테러가 시도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포트 오소리티 인근 지하철역에서 이튿날 뉴욕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11일 자폭테러가 시도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포트 오소리티 인근 지하철역에서 이튿날 뉴욕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폭테러를 기도한 미국 뉴욕 맨해튼 테러 용의자 아카예드 울라(27)가 범행 직전 페이스북에 “트럼프, 당신은 당신의 나라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1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 폭스뉴스 등은 수사당국을 인용, 울라가 전날 범행 직전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사건을 맡은 준 김(45) 뉴욕남부지검 검사장 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울라의 범행 배경과 준비과정 등 그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울라는 수사관들에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IS를 위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울라는 2014년부터 인터넷으로 IS의 선전물을 보고 급진화해 약 1년 전부터 폭발물 제조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범행 2~3주 전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소재와 원료를 모으기 시작해 한 주 전에 금속 나사를 파이프에 채운 급조폭발물(IED) ‘파이프형 폭탄’을 완성했다. 수사 당국은 그가 거주하던 뉴욕 브루클린의 집에서 파이프형 폭발물 제조에 상용된 파이프 등 증거물을 수거했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인 울라는 11일 뉴욕 맨해튼의 버스터미널 ‘포트 오소리티’와 타임스 스퀘어를 연결하는 지하통로에서 파이프형 폭탄을 터뜨려 자신을 포함해 총 4명이 부상했다.

수사 당국이 수거한 울라의 여권에서는 영문으로 “오 아메리카(미국), 분노에 죽어라”라는 글귀가 쓰여있는 등 울라는 미국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행은 “울라는 사상자를 최대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을 택했다. 잔인한 테러리스트의 주장을 지원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명 살상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울라는 범행 동기와 관련,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미국의 IS 공습에 대한 보복 주장과 함께 크리스마스 포스터를 보고 지난해 12명이 희생된 베를린 크리스마스 테러가 떠올랐다는 진술 등을 경찰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연방검찰은 울라에 대해 테러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IS에 대한 물적 지원,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 사용, 공공장소에서의 폭발물 사용 등 총 5가지 혐의는 종신형에 처할 수도 있는 죄목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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