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직전에 올려…1년전부터 폭발물 연구, 1주전에 완성
"미국, 분노에 죽어라" 적대감…연방검찰, 테러 혐의적용
자폭테러를 기도한 뉴욕 맨해튼 테러 용의자 아카예드 울라(27)가 범행 직전 페이스북에 "트럼프, 당신은 당신의 나라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올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 방송과 폭스뉴스 등은 수사당국을 인용, 울라가 전날 범행 직전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맡은 준 김(Joon H.Kim·45·한국명 김준현) 뉴욕남부지검 검사장 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울라의 범행 배경과 준비과정 등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울라는 수사관들에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IS를 위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14년부터 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IS의 선전물을 보고 과격화해 약 1년 전부터 폭발물 제조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주 전에 이번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2~3수 전부터는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소재와 원료를 모으기 시작, 한 주 전에 금속 나사를 파이프에 채운 급조폭발물(IED) '파이프형 폭탄'을 완성했다.
수사 당국은 울라가 거주하던 뉴욕 브루클린의 집을 급습, 파이프형 폭발물 제조에 상용된 파이프 등 증거물을 수거했다. 수사 당국이 수거한 그의 여권에서는 영문으로 "'오 아메리카(미국), 분노에 죽어라'라는 글귀가 쓰여있는 등 울라는 미국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준 김 대행은 "울라는 사상자를 최대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을 택했다. 잔인한 테러리스트의 주장을 지원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명 살상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뉴욕 연방검찰은 울라에 대해 테러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IS에 대한 물적 지원,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 사용, 공공장소에서의 폭발물 사용 등 총 5가지 혐의는 종신형에 처할 수도 있는 죄목이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인 울라는 전날 뉴욕 맨해튼의 버스터미널 '포트 오소리티'(Port Authority)와 타임스퀘어를 연결하는 지하통로에서 '파이프형 폭탄'을 터뜨렸으며, 현장에서 체포됐다. 다행히 폭발물이 부분적으로만 폭발함으로써 울라를 포함해 총 4명이 다치는 데 그쳤다. 울라는 손과 복부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부상자 3명도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동기와 관련,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미국의 IS 공습에 대한 보복 주장과 함께 크리스마스 포스터를 보고 지난해 12명이 희생된 베를린 크리스마스 테러가 떠올랐다는 진술 등을 경찰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이 발생했던 '포트 오소리티-타임스퀘어' 지하통로는 하루 만에 사람들의 통행을 허용, 정상화됐다.
한편 울라의 가족들은 '미-이슬람 협의회'를 통해 낸 성명에서 "(울라의) 공격행위는 물론 우리 가족들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주장들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울라의 부모는 그와 함께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과 자녀는 방글라데시에 머물고 있으며, 부인은 이번 사건 이후 방글라데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