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의 포문을 연 것은 블로그다. 1994년 미국 영화제작자 저스틴 홀이 일기 형식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게 시초다. 이후 포털 사이트에서 개인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가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2003년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회원 규모가 한때 2,000만명(2007년 기준)에 달했던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개인 홈페이지를 제공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과 활자 기반의 블로그 독주체제는 2005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의 등장으로 변화를 맞았다. 누구나 캠코더나 디지털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한 뒤 간단히 편집만 해 올리고, 이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개인 제작 동영상인 UCC 열풍도 비슷한 시기에 불었다.
동영상 제작이 취미에 그쳤던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유료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가 대성공을 거뒀다. 아프리카TV가 대표적이다. 정식 서비스 1년 만에 누적 방송채널이 1,000만개를 돌파했고, 한때는 최고 동시 접속자가 38만명에 달했을 정도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브이로그(V-log)는 디지털기기와 통신기술 발달에 힘입은 바 크다. 스마트폰 기기 보급과 더불어 와이파이존이 설치돼 언제 어디서든 평범한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을 찍는 것도, 시청하는 것도 용이해졌다. 알려진 최초의 브이로그는 2000년 1월 미국인 아담 콘트라스가 오하이오주에서 여행가는 장면을 촬영하고 블로그에 올린 동영상이다.
뉴미디어 전문가인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스마트폰 보급 등 모바일 기술 발전으로 활자에서 사진, 동영상으로 콘텐츠 소비도 진화하고 있다”며 “1인 미디어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미디어뿐만 아니라 포털 등 기성 디지털 콘텐츠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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