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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 역량 강화 총력전

입력
2017.12.13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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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AI-빅데이터 등

미래기술 개발 ‘DT랩’ 신설

NH농협금융도 내년부터

디지털 금융부문 신설해 운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객님, 불편사항이 접수됐습니다. 10분 안에 처리해 드리겠습니다”(인공지능 로봇의 민원전화 답변)

“연봉 6,000만원 41세 남자 직장인이 많이 선택하는 대출은 OO이고, 금리는 3.5%입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제안)”

날로 거세지는 ‘온라인’ ‘디지털’ 바람을 타고 머지 않아 금융권에서는 이런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형 은행과 금융지주사들도 저마다 디지털 조직을 신설하는가 하면, 관련 부서 지위를 격상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12일 하나금융지주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그룹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랩’(DT Lab)을 신설하고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을 지낸 김정한(55)씨를 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1일부터 가동되는 DT랩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개발을 추진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외부 전문가를 계속 영입해 적극적으로 IT분야의 연구개발을 강화할 것”이라며 “DT랩과 해외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들이 제휴ㆍ협력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도 내년 1월부터 디지털 금융부문을 신설해 운영한다. 그간 금융지주 주관으로 열던 ‘디지털 금융 전략협의회’도 ‘디지털 금융 최고 책임자(CDO) 협의회’로 격상해 디지털금융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 기구로 활용키로 했다.

올 3월 취임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 7월 첫 번째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그룹을 신설했다. 크게 디지털 전략본부(전략 총괄), 디지털 채널본부(모바일 채널 플랫폼 구축), 빅데이터 센터 등 3개 본부로 구성돼 그 안에 AI, 블록체인 등 핵심기술 별로 7개 랩이 별도로 꾸려져 있다. KB국민은행(미래채널그룹)과 우리은행(스마트 금융그룹)도 각각 올해 1월과 4월 디지털 금융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해 운영 중이다.

이는 미래 고객 선점을 위한 승부처가 앞으로는 지점 창구가 아닌 기술력에서 판가름 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초 “은행의 경쟁자는 구글과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은 시범 단계지만 은행들은 이미 종이문서 대신 디지털 탭으로 금융정보를 입력하는 디지털 창구(신한, 국민, IBK기업 등)를 시도 중이고, 손바닥 정맥 바이오 정보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국민)하거나 로봇이 금융상품, 이벤트 등을 안내(우리)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콜센터 직원 역할부터 고도화된 투자 전문가까지 AI와 빅데이터 등으로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며 “직원들도 일자리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1대 1로 고객을 상대하는 금융전문가(PB) 등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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