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3선(서울 강서을)의 김성태 의원이 선출됐다. 바른정당 복당파로 친홍(홍준표 당 대표)계로 분류되는 김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친박 홍문종 의원, 중도파 한선교 의원 등과의 3자 대결에서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과반(55표)표를 얻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당선 일성으로 “대여 투쟁을 강화해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 포퓰리즘을 막아내는 전사로 서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극심한 갈등 속에 당선된 김 신임 원내대표의 어깨는 매우 무겁다. 경선 과정에서 그를 전폭 지원한 홍 대표는 ‘바퀴벌레’ ‘고름’ ‘암 덩어리’같은 막말을 쏟아내면서 당내 갈등지수를 극한으로 높였다. 이런 당내 갈등을 덮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대여 투쟁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친홍계, 복당파, 범박 중도파, 친박계로 어지럽게 갈라진 당의 단합을 이끌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 최소한의 인적 쇄신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농후하다. 홍 대표와 호흡을 맞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지만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이해 다툼이 큰 걸림돌이다. 여기에 홍 대표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당협위원장 30%물갈이 작업은 또 하나의 불씨가 되고 있다.
바른정당 잔류파와 국민의당 일부까지도 시야에 넣고 있는 보수통합 추진도 김 원내대표의정치적 역량을 필요로 한다. 보수통합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준비 차원에서 홍 대표가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1차적으로 이번 임시국회 등 원내 전략에서 다른 야당들과 얼마나 쟁점사안 별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는 거의 전적으로 김 원내대표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제1 야당이 사사건건 정부여당 반대투쟁에만 골몰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보수 진영을 포함한 다수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한국당이 서울지역에서 바른정당에 2%포인트 뒤진 이유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국민은 적어도 안보와 민생경제 문제 등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제1 야당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김 원내대표는 중동 건설현장 노동자 출신으로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지내 노동자와 서민의 애환을 잘 아는 정치인이다. 그런 이력을 지닌 제1 야당의 새 원내대표가 반대와 투쟁일변도를 넘어 생산적 수권 야당의 성숙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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