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자국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걸 허용하기로 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ROC는 12일(한국시간)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한 ‘올림픽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ROC 산하 선수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평창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담은 요청서를 채택하고 이를 올림픽 회의에 제출했다.
올림픽 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대회에 가는 선수들과 가지 않는 선수들, 초청받지 못한 선수들을 모두 지원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또 ROC 지도부와 집행위원회가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하도록 결의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올림픽 참가를 위해 먼저 IOC의 초청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불참하겠다고 밝힌 러시아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IOC 초청을 받은 모든 선수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벨 콜로프코프 러시아 스포츠부 장관은 “선수들은 계획대로 (대회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스포츠부는 출전하든 안 하든 모든 선수에게 법적, 경제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림픽 회의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일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고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IOC는 지난 6일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 도핑을 한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대신 참가를 원하는 러시아 선수는 올림픽기 아래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들(Olympic Atheletes from RussiaㆍOAR)’이란 이름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IOC의 조치 이후 일부 러시아 체육계 인사와 정치인들은 러시아를 모욕하는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올림픽 출전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평생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을 위해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고 반박해 보이콧 찬반 논쟁이 일었다.
아직 세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는 있다.
일단 ROC 선수위원회는 과거 도핑 전력이 있는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에 아예 초대받지 못하는 조건들을 완화해달라고 IOC에게 요청할 방침이다. 또한 러시아 국기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중석에서 러시아 국기를 던져줄 경우 선수가 집어들 수 있는지, 선수단이 선수촌에 국기를 내걸 수 있는지 등도 좀 더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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