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서울 강서ㆍ3선) 의원이 향후 1년 동안 자유한국당 원내 지휘봉을 잡게 됐다.
12일 치러진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준표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 의원은 친박계 홍문종, 중립지대 한선교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고 유례없는 위기에 빠진 한국당에서 친박계가 아닌 비박계가 당내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한 방증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과 정책위의장 후보 함진규(경기 시흥ㆍ재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체 108표 중 55표를 획득, 1차 투표에서 승리를 거뒀다. 각각 35표와 17표를 얻은 홍 의원과 한 의원은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했다. 김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기존 기득권정당, 금수저정당, 웰빙정당, 기득권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져야 한다”며 “이제 대기업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친서민 노동자 위해 우리의 외연을 넓혀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당선에는 ‘도로 친박당은 안 된다’는 밑바닥 표심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을 지지했던 한 재선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친박이라는 말이 당에 떠도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과거의 색채를 확실히 없애고 강력한 대여투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김 의원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아직 누그러지지 않았고 향후 합리적 대여투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김 의원이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이 홍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은 것도 당선 원인으로 꼽힌다.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인식하면서도 경선 초반부터 김 의원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우군 노릇을 해왔다. 한 초선 의원은 “40여명의 초선ㆍ비례 의원들이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당무감사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표 쪽 눈치를 봐야 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22명의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이 안정적 지지기반을 형성해주면서 김 의원의 당선은 더욱 확실시됐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등극하면서 홍 대표가 추진 중인 ‘신보수주의’ 노선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의 인적ㆍ조직ㆍ정책 혁신을 천명한 만큼 김 의원은 이에 발맞춰 친박 청산과 당의 노선 개혁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대여관계에 있어서도 김 의원이 투쟁력을 강조했던 만큼 향후 곳곳에서 여야 대치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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