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가장 추워… 철원 영하 17도
서울 아침 최저도 영하 10도 안팎
한반도 기류정체 한파 주기 짧아져
“기습 한파에도 덜 추운 겨울 될 것”
올해는 한반도 겨울의 특징인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비교적 뚜렷했던 지난해와 달리 한반도 주변 기류가 막히면서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한파가 불규칙적인 주기로 찾아왔다 물러나는 ‘롤러코스터’ 겨울철 날씨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 철원이 -17.1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 겨울 최강 한파가 시작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북쪽에 위치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찬 공기를 불어넣어 이번 주 후반까지 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통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사흘 정도 춥고 나흘은 상대적으로 포근한 삼한사온형 날씨가 나타나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이번 한파도 주 후반인 15, 16일 이틀간 잠시 기세가 꺾였다가 일요일인 17일부터 다시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8도, 파주와 춘천 -11도, 세종 -7도, 대구 -5도로 떨어지면서 추워진다. 17, 18일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가 19일부터는 풀리는 등 하루 이틀이 멀다 하고 전국의 수은주가 오르락내리락 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뚜렷한 삼한사온은 한반도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 등 주변 기류가 원활하게 흐를 때 나타난다. 찬 기운이나 따뜻한 기운이 한반도를 통과하는 기간이 보통 3,4일 가량이다. 그러나 올해는 공기 흐름이 정체되는 ‘블로킹 현상’으로 한반도 북쪽의 찬 공기가 베링해의 강한 고기압에 막혀 연해주 쪽을 빙빙 맴돌면서 한파의 주기가 짧아져 삼한사온이 실종된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은 날씨가 다소 풀려도 기온이 영상을 회복하지 못해 삼한사온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내내 -10~-5도 정도를 오갈 전망이다. 바다 수온이 떨어져 기습한파를 몰고 오는 ‘라니냐’ 현상도 한 몫을 거들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올해는 약한 라니냐로 기후변화 불규칙성이 강해져 삼한사온이 규칙적으로 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 중순까지는 서울의 12월 최저기온 평년값(1981~2010년 평균)인 -3도 보다 기온이 크게 낮아 추위가 잦겠지만, 오히려 한겨울(12월 하순 이후)은 예년보다 덜 춥다는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겨울을 전체적으로 보면 1월과 2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 상대적으로 덜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북쪽의 바렌츠ㆍ카라해의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은 관계로 우랄산맥 쪽으로 고기압대가 발달, 우리나라로 한기가 간헐적으로 들어와 기습적인 한파는 찾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극 지역 빙하가 줄어들면, 오히려 한반도에는 한파가 찾아오는 원리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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