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부총리를 맡아 금융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통상정책 책임자인 중산(鍾山) 상무부장과 함께 시진핑 2기 핵심 경제브레인이 모두 시자쥔(習家軍ㆍ시진핑 측근세력)으로 채워졌다.
11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차기 지도부를 확정한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 이후 4명의 현직 부총리가 모두 물러나고 류 주임을 포함한 새 인물들이 자리를 물려받게 됐다.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후임으로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한정(韓正) 전 상하이시 서기가 유력하고, 후춘화(胡春華) 전 광둥성 서기는 상무위원에 오른 왕양(汪洋) 부총리의 뒤를 이어 농업ㆍ상업ㆍ무역 등을 맡을 전망이다. 쑨춘란(孫春蘭) 중앙통일전선부장은 류옌둥(劉延東) 부총리의 후임으로 교육ㆍ과학ㆍ문화ㆍ건강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베이징 101중학 동창이며 인민대 공업경제학과를 나온 후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은 류 주임은 마카이(馬凱) 부총리의 뒤를 이어 은행ㆍ증권ㆍ보험 부문을 총괄하는 초강력 감독기구인 금융안전발전위원회의 주임도 겸하는 금융개혁 사령탑에 오를 전망이다. 류 주임은 1991년부터 15년간 경제개발 5개년 정책 수립에 참여하며 마오쩌둥(毛澤東)식 계획경제에 의존해온 관료들에 맞서 시장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을 주장해왔다.
류 주임은 부총리에 임명될 경우 급격히 불어난 지방정부의 부채와 은행권 악성부채 해결은 물론 비대해진 몸집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유기업 개혁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포함한 시진핑 2기의 경제정책 청사진은 이달 말에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다.
허리펑 발개위 주임은 시 주석이 푸젠성에서 17년간 부서기ㆍ성장으로 일할 때 보좌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측근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키 맨’으로 통한다. 중산 상무부장은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부성장이었던 통상교섭 전문가다. 시 주석 2기에선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이익을 지켜내는 중책을 맡았다. 거시경제ㆍ통상ㆍ금융 등 경제정책의 핵심축을 모두 시자쥔이 맡게 되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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