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부터 국정원까지 악역 군단이 윤균상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에는 전직 대통령부터, 국정원, 살인마까지 각종 악역이 주인공 김종삼(윤균상 분)과 대립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악역 군단 최상위에는 전직 대통령이자 미래경제연구소 소장 이광호(전국환 분)가 있다. 이광호는 권력을 이용해 1000억이라는 비자금을 만들었다. 내부고발자에 의해 자신의 악행이 드러나려고 하자 이를 감추기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겉으로는 어디에 가든 시민들의 환호를 받는 좋은 정치인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서슴없이 하는 인물이다.
이광호의 손과 발이 돼 궂은 일을 떠맡고 있는 국정원은 김종삼을 미행하며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전 국정원장 국수란(윤유선 분)은 일명 '맨인블랙'이라 불리는 블랙 요원 곽부장(박성근 분), 기대리(오승훈 분)에게 살인도 지시할 만큼 이광호에게 충성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곽부장과 기대리는 청부 살인 업자 백경(김동원 분)과 함께 국수란의 지시에 따라 일을 도모하고 있다. 미래경제연구소 변호사 안태정(김영필 분)은 이광호를 바로 옆에서 보필하며 뒤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 살인 누명을 쓴 김종삼에게 거짓 자백을 강요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비자금 1000억의 존재를 숨기려 했던 이광호 및 국정원은 이를 알리려 했던 진짜 오일승 형사를 궁지에 몰았다. 결국 죽음에 이른 오일승을 조용히 처리하던 중 탈옥수 김종삼이 개입하게 되면서 모든 계획이 무너졌다. 이에 이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김종삼을 형사 오일승으로 만드는 신분 세탁까지 감행했다. 이제는 김종삼의 목숨을 쥐고 흔들면서 1000억을 찾는 중이다.
이광호를 중심으로 한 국정원 세력은 현실을 풍자하는 장면들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악행과 어설픈 면모를 그려내는 과정에서 현실을 반영해 통쾌함을 느끼게 만든다.
아울러 극악무도한 살인마 송길춘(윤나무 분)의 끔찍한 살인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건의 진실에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악역이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인물인 전직 형사 강철기(장현성 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철기는 김종삼과 과거 사제 지간으로, 김종삼이 살인 누명을 쓴 뒤 홀연히 사라졌다. 10년 만에 김종삼 앞에 나타나 손을 잡자고 한 강철기의 속내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또한 경찰청 총경 장필성(최원영 분)은 권력을 따르는 출세주의자로서 송길춘 사건을 자신의 출세에 이용하려는 의중을 띠고 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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