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11일 한선교ㆍ김성태ㆍ홍문종(기호순) 세 후보는 막판 표심 잡기를 위한 총력전을 폈다. 특히 전날 후보 등록이 끝나 사실상 하루만 주어지는 초단기 경선이었던 만큼 분초를 다투는 집중 선거운동이 불을 뿜었다.
가장 광폭 행보를 보인 건 하루 새 한국과 일본을 오간 홍 후보였다. 친박계 대표로 나선 홍 의원은 전날 출마선언 직후 한국 측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 참석차 일본 행 비행기에 올라탔다가 이날 오후 선거운동을 위해 급거 귀국했다. 한일의원연맹은 당 소속 의원 30여명이 참석해 막판 표밭으로 통했다. 홍 후보는 “어제 당 소속 의원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하며 마지막 호소를 했다”면서 “친홍-비홍으로 세력화된 당을 화합과 통합으로 이끌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도 한일의원연맹 행사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한 후보 측 문제제기를 접수한 당 선관위의 제지로 무산됐을 정도로 후보 간 신경전이 팽팽했다.
한 후보는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이주영 후보와 함께 의원회관에 머물며 맨투맨 접촉전략을 썼다. 한 후보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10층부터 3층까지 의원회관에 있는 당 소속 의원들을 모두 만날 계획”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 후보는 친박-비박, 친홍-비홍으로 양분된 이번 경선에서 계파 피로감을 부각시켜 중립지대의 표심을 사로잡는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의원회관을 돌며 유세 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차별화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특징이다. 친박계인 함진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결정한 김 후보는 ‘100인의 정책전사단’, ‘SNS 테러 대응단 조직’ 등 구체적인 정책들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대중과의 정서적 교감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메시지 정치를 강화하고, 상대의 결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슈파이팅을 위한 조직들을 만들어 정권의 정치전략적 본질을 지속적으로 폭로해 가는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 후보는 ‘각급 회의 원내대표 발언 5분 이내 축소’ 등 이색공약도 내놨다.
하지만 판세는 막판까지도 안개 속이다. 한 초선 의원은 “세 후보 중 한 명으로 마음이 굳어가고 있지만 내일 정견발표에서 어떤 커플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를 보고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초반에는 김 후보, 중반에는 중립지대가 떠올랐지만 현재는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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