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일본의 투타 겸업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3)가 작성한 연령별 야구 인생 설계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타니는 고교 재학 시절 18세부터 42세까지 해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일종의 계획표를 작성했다. 지난해 일본 TV에서 공개된 바 있는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 등 미국 언론이 11일(한국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오타니의 천재적인 행보는 철저한 준비와 야심 찬 목표에서 비롯됐다는 데 고개가 끄덕여지고 있다.
계획표에 따르면 오타니는 18세에 메이저리그 입단을 목표로 세웠으며 19세에 영어 통달과 마이너리그 입단, 20세에 메이저리그 승격이라는 포부를 가졌다. 21세에는 선발진에 합류해 16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목표했고, 22세에 사이영상 수상, 24세에는 노히트노런 달성과 25승을 적어놨다. 25세에는 세계 최고 강속구인 시속 175㎞의 공을 던질 것이라는 내용도 흥미를 끌었다. 현재 오타니의 최고 구속은 165㎞이며,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은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 2011년 기록한 107마일(약 172㎞)이다.
이 밖에도 오타니는 30세에는 일본인 투수 통산 최다승, 월드시리즈 우승 총 3차례 등 꿈 같은 내용들을 적어놨다. 하지만 실제로 23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라면 얼추 비슷한 인생 행보를 걸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타니는 이 계획서에서 결혼과 아들 출산, 은퇴 시기까지도 정해놨을 정도로 치밀하고 꼼꼼한 면을 보였다. 일찌감치 빅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오타니는 고교 1학년 때 야구 선수로서 최적화한 몸을 만들고자 완벽한 훈련 스케줄을 짠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먼저 일본 8개 구단 신인 지명 1순위를 핵심 목표로 잡고 제구, 구속 증가, 정신력 강화, 변화구 훈련 등 총 8개 2차 목표에 세부 실행 계획을 표로 만들기도 했다. 여기에는 인간성도 키우고 인사도 열심히 하며 청소도 깨끗이 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오타니는 또 투수로서 더 빠른 공을 던지고자 스프링캠프에서 몸무게 100㎏ 달성에 목표를 둔 식단까지 지난해 초 공개했다. 하루에 6∼7끼씩 섭취해 반드시 몸을 불리겠다는 의지로 아침엔 소시지와 스크램블 에그, 고등어, 옥수수 수프, 된장국, 오전과 오후 운동 후엔 각각 단백질 음식, 과일, 유제품, 점심엔 구단 도시락, 저녁엔 닭고기, 토마토 조림, 연어 타르타르, 찐만두, 쇠고기 등 다양한 음식이 포함된 뷔페, 잠자기 전엔 다시 단백질, 과일, 유제품을 섭취하겠다는 등 상세한 식단표를 짰다. 에인절스 구단이 홈페이지 40인 로스터에서 소개한 현재 오타니의 체격은 키 193㎝, 몸무게 92㎏이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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