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신태용호/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도진 한국 축구 대표팀에 ‘자동문’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고 있다. 반짝 기대도 잠시 차갑게 식은 여론을 반전시킬 남북전의 의미가 커졌다. 명예회복에 나설 수비진에는 북한 손흥민(25ㆍ토트넘)으로 통하는 정일관(25ㆍFC루체른) 봉쇄령이 떨어졌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오후 4시 30분 북한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을 벌인다. 그러나 만만치 않다. 한국이 중국 1.5군(23세 이하 중심)과 2-2로 비기는 사이 베일에 싸여있던 북한은 저력을 발휘하며 홈 이점을 안은 일본과 접전 끝에 0-1로 졌다.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고도 종료 직전 허용한 결승 골이 뼈아팠다.
남북전은 다시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고 최종 3차전인 한일전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본전에서 드러난 북한의 전력은 최약체로 보기 힘들었다. 단단하게 쌓아 올린 수비벽을 바탕으로 한 역습에 주안점을 두고 일본 골 문을 수 차례 위협했다. 핵심은 ‘북폰(북한+부폰)’이라는 별명을 얻은 골키퍼 이명국(31ㆍ평양시체육단)과 이번 대회 북한의 유일한 유럽파인 정일관이다.
이명국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인 잔루이지 부폰(39ㆍ이탈리아)에서 따온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막강한 방어력을 뽐냈다. 일본전에서 몇 차례 선방 쇼를 펼쳤다. 한국 공격수들은 이명국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역습의 중심에 있는 정일관은 수비수들의 경계대상 1호다. 한국 공격의 시발점이 손흥민인 것처럼 북한은 정일관을 중심으로 역습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스위스에서 공격수로 활동하고 있는 정일관은 중원과 측면을 부지런히 누비며 일본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위협적인 슈팅과 날카로운 크로스가 인상을 남겼다.
23번 김유성(22ㆍ4·25체육단)도 주목을 끌 만한 공격력을 발휘했다. 일본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이들을 앞세운 북한이 낙승할 수 있는 경기였다.
정일관 등을 봉쇄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중국전에서 드러났던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집중력 저하가 첫 손에 꼽힌다. 한국은 전반 초반을 넘긴 뒤 한때 공격 점유율을 77%(볼 점유율 63%)까지 끌어올리며 맹공을 퍼부었으나 마지막 10분은 수비만 하다가 지나갔을 만큼 경기력 편차가 심했다. 집중력은 상당부분 체력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체력의 안배 또는 보강이 중요해졌다.
이번 대회 특별 해설위원을 맡은 신문선(59) 명지대 교수는 “경기 종반에 보인 체력적인 문제와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의 아쉬움은 몇 개월 뒤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며 “축구는 70분이 아니라 90분 경기다. 후반에 활동량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훈련과 휴식 과정의 문제인지 교체 타이밍의 문제인지 따져봐야 한다. 체력 문제를 보인 후반 경기력을 봤을 때 남은 한 장의 교체 카드를 쓰지 않은 점은 의문이다. 선수와 감독, 코칭스태프가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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