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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핫스팟] '윙스 투어' 방탄소년단, 노력이 만든 '넘사벽'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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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핫스팟] '윙스 투어' 방탄소년단, 노력이 만든 '넘사벽' 클래스

입력
2017.12.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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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은 '윙스 투어' 파이널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드롭'과 관련해 "처음에는 우리가 느꼈던 설움과 분노를 기반으로 곡을 풀어내려고 했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며 "계속 생각을 거듭하다 보니 이미 그 때는 내 안에 분노가 남아 있지 않더라. 그래서 현재 느끼는 감정들을 가지고 초안보다 가볍게 풀어냈는데, 회사에서도 이 버전이 낫다고 해서 지금의 '마이크 드롭'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꽃길만 걸으라'는 말을 인사처럼 듣는 아이돌 그룹이지만, 방탄소년단의 현재가 되기까지 그들이 걸은 길은 좌절과 분노, 용기의 연속이었을지 모르겠다.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BTS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lll 더 윙스 투어 더 파이널' 기자 간담회에서 한 기자는 방탄소년단에게 "현재의 성취가 너무 빨랐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슈가는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 우리가 한 노력에 대해 아주 적절하게 찾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숱한 실패와 좌절의 서사를 가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성취는 비단 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람을 '수저'로 평가하고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앞으로 가질 것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세상에서, 방탄소년단은 노력으로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그리고 그렇게 얻은 것이야말로 진짜 빛나는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 진, 제이홉, 뷔, RM, 정국, 슈가(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날 공연은 '윙스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이자 방탄소년단이 데뷔 초기부터 이어온 콘서트 3부작에도 마침표를 찍는 공연이었다. 제이홉은 공연을 앞두고 "이제 진짜 '윙스 투어'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섭섭하다. 어쩌면 공연하다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방탄소년단과 팬들 모두에게 의미 있는 공연이 아니라 할 수 없었다.

'마이크 드롭'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방탄소년단은, 그래서인지 공연 내내 무서운 집중력과 열정을 쏟아냈다. 이번 한 해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보면, 또 3일 연속 지속된 공연의 마지막 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충하거나 힘이 빠져 보여도 이해할 수 있을 법했는데, 이들은 공연 내내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했다. 데뷔 5년차,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톱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가수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는 광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박수를 보내게 했다.

'위 아 불렛프루프 pt 1, 2'와 '힙합성애자', '사이퍼 메들리'로 팀의 기원을 확실히 보여준 이들은 정국, 지민, 슈가의 개인 무대와 진-지민-뷔-정국의 유닛 무대, RM, 뷔, 제이홉, 진의 개인 무대로 각 멤버의 개성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지난 9월 발매한 '러브 유어셀프 승(承) 허'의 타이틀 곡인 'DNA'가 나왔을 때는 관객들의 호응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 곡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공개되며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음악으로 떠오른 터. 관객들은 'DNA'를 '떼창'하며 방탄소년단의 현재의 영광을 함께 기뻐했다.

공연 3부작을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콘서트인만큼 지난 앨범들의 타이틀 곡 메들리 무대도 만날 수 있었다. 'N.O'와 '노 모어 드림', '상남자', '데인저', '불타오르네', 런'으로 이어지는 메들리에 객석을 꽉 채운 2만 여 명의 관객들은 아낌 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피 땀 눈물'로 공연을 마무리한 방탄소년단은 앵콜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올라 '유 네버 워크 얼론', '봄날' 등을 포함해 무려 6곡의 앵콜 곡을 열창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변하지 않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했다. 연습실을 좋은 데로 옮기는 정도로는 즐기지만 여전히 지금처럼 음악을 만들고,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패와 좌절을 겪어도 그 순간에 매몰되지 않고 다시 일어나 걸어나가는 간결하지만 때로 눈물겨운 서사는 방탄소년단이 어떻게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는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무대에서 겸손할 줄 아는 이들이 보여준 클래스는 '넘사벽' 그 이상이었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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