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 파월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사임 배경 두고 관측 엇갈려
쿠슈너 “앞으로도 핵심 역할 계속 할 것” 중용 암시
니키 헤일리 대사, 국무장관 발탁 등 연쇄 이동 가능성
‘트럼프 패밀리’ 측근인 디나 파월(43)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내년 초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백악관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가까운 관계고 워싱턴 주류 외교가와 백악관간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그의 사임 배경을 두고 관측이 엇갈린다.
이집트 출신인 파월 부보좌관은 조지 W. 부시 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인사 담당을 맡다 국무부 교육ㆍ문화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이후 골드만삭스 재단 의장을 맡아 여성 및 중소기업에 대한 교육 및 투자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다 트럼프 정부에 합류했다. 쿠슈너와 함께 중동정책을 주도하고, 이방카의 조언자로 활동하는 등 트럼프 패밀리 측근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서 조만간 발표될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하는 등 외교안보정책 전반에도 깊게 관여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로 그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파월 부보좌관은 그동안 1년간만 일하고 (가족이 있는) 뉴욕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워왔다”며 “그는 뉴욕에서도 대통령의 어젠다를 지원하고, 중동정책에 조언하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을 내고 "함께 일해본 사람 가운데 가장 유능한 리더였다"며 "중동 평화와 다른 이슈에 있어 함께 일하기를 우리 모두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부보좌관의 사임 예정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뒤 알려지면서 그가 책임감을 느끼고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없지 않다. 그의 퇴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과 맞물린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엑소더스'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하지만 다른 고위 인사들이 백악관에서 사퇴할 때 어김없이 불협화음이 노출됐던 것과 달리, 파월 부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존 켈리 비서실장 등과 마찰을 빚은 징후가 없다는 보도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일련의 외교안보 라인 교체와 맞물려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파월 부보좌관이 계속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어, 뉴욕으로 돌아가는 그가 뉴욕에 근거를 든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쿠슈너 고문도 성명을 내고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팀'의 소중한 재원이었다"며 "앞으로도 핵심 역할을 해 나갈 것이며, 구체적 역할에 대해서는 추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우 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가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고 NYT는 예상했다. 내년초 사임설이 끊이지 않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거론되고 있으나, 애초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는 니키 헤일리 대사였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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