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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남은 숙제, 양현종의 속내는

입력
2017.12.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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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이번에도 속도가 더디다. 올 시즌 가장 ‘뜨거운 남자’ 양현종(29ㆍKIA)과 KIA 구단의 재계약 성사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해에도 12월 20일에야 1년 총액 22억5,000만 원에 KIA와 다시 손을 잡았다. 2017시즌 뒤 다른 팀 이적을 원하면 조건 없이 풀어준다는 단서가 달렸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올해도 12월 중순을 향해가는 시점까지 양측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겨울 FA(프리 에이전트) 대어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하나둘 제 자리를 찾아갔다. 스토브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양현종은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과 최우수선수(MVP)상을 휩쓸며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국내 선수로는 유일한 20승 투수이자, KIA의 8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KBO리그 역대 최초 정규시즌와 한국시리즈 MVP도 동시에 거머쥐며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재계약 합의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양현종은 조금씩 속내도 드러나고 있다. 그는 연일 열리는 시상식의 맨 마지막 주인공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6일 ‘2017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양현종은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내년엔 올해보다 잘 하는 것”이 목표라며 “(KIA가) 8년 만에 우승을 했는데 2년, 3년 연속 우승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강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여느 대상 수상자라면 평범한 소감일지 모르지만, 양현종이라면 조금 특별하다. 아직 새 시즌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KIA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고 2018시즌 혹은 2019년 이후 시즌까지 상상하고 있다.

이튿날인 7일 은퇴선수들이 직접 뽑은 ‘2017 최고의 선수상’을 차지한 양현종은 또 한 번 KIA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아 든 양현종은 “내가 잘 하기보다는 팀이 잘 해 뜻 깊은 상을 받았다. 팀을 대표해 나온 것이라 생각하고,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팀이 너무 좋다. 구단에서도 생각이 있겠지만 1년뿐 아니라 2년이든 3년이든 계속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구단과 좋게 얘기를 하고 있다”고 어렵지 않게 답했다.

조계현(53) 신임 KIA 단장에게도 양현종 붙잡기는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 중 하나다. 양현종은 “아무래도 조 단장님과 대화가 더 편해졌다”며 “예전 단장님도 편했지만 조 단장님은 선수로 뛰셨고 (그라운드에) 같이 계셨던 분”이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조 단장은 1989년 해태(현 KIA)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5~2017시즌 KIA 수석코치를 지냈다.

지난 겨울 해외 무대에 도전했던 양현종은 결국 KIA 잔류를 택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둔 양현종과 KIA는 서로에게 대체 불가한 존재가 됐다. 양현종은 통합 우승을 확정한 지난 10월 30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시리즈 MVP에 선정된 뒤 인터뷰에서도 “다른 팀이나 해외보다는 KIA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KIA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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