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은 올 초 영화 ‘공조’에서 과묵하고 사연 있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 형사 역을 맡아 사랑받았다. ‘공조’ 뿐만 아니라 ‘만추’부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역린’ 등 몇 년 동안 꾸준히 진지하고 묵직한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다. 대사보다는 눈빛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했던 작품들과 달리 이번에 그는 한층 가벼워진 차림새로 대중을 찾았다. 사기꾼에게 사기를 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꾼’에서 현빈은 화려한 사기술과 위트 있는 대사들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현빈 역시 ‘꾼’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캐릭터의 유연함을 꼽았다. 그는 “‘공조’에서 절제된 모습이 많았다. ‘꾼’에선 조금 더 풀어지고 유연함을 가지고 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라며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캐릭터다. 개인적으로 유연하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맞춰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리허설 하면서 더 좋은 것을 찾아냈다”라고 이야기 했다.
사기꾼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현빈은 “참고한 작품은 없다.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만들어 나갔다. 사기꾼 캐릭터가 많이 있었지만, 우리는 사기꾼에게 사기를 치기 때문에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관객을 끝까지 속이다가 반전을 선사하는 것이 ‘꾼’의 최종 목표다. 현빈이 맡은 황지성은 바로 앞의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수까지 내다보면서 판을 제대로 짠다. 현빈은 “가지고 노는 것들이 재미는 있었다.(웃음) 지성의 대사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힌트가 될 만한 것들이 있다. 그런데 배우들은 첫 신부터 순서대로 찍는 게 아니지 않나. 뒷부분에 더 강한 임팩트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수위 조절하는데 애를 썼다”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체 신들이었다. 현빈은 “지성이 해야 할 일은 먹이를 던져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나 던져놓으면 주변 사람들이 잘 풀어나간다. 그럼 다음에야 계획이 실행된다. 오히려 많이 튀지 않는 게 지성이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 아래 인터뷰에는 ‘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최대 반전은 현빈의 분장 쇼다. 처음부터 예상이 안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섬세한 분장과 연기력 덕분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조금 닮은 정도가 아니라 완벽하게 타인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분장이다. 이는 본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여러 모습으로 분장을 시도해 가장 자연스러운 얼굴을 찾아낸 결과이며, 조명과 함께 카메라 테스트 역시 여러 번 걸쳐야 했다.
현빈은 “힘들었다. 분장만 3시간 걸렸다. NG가 나면 또 3시간 동안 다시 해야 하는 거다. 그리고 실리콘이 붙어 있으니까 얼굴 근육을 많이 움직여야 바깥에 붙여놓은 것들이 움직인다”며 “분장하고 밥 먹으러 가기도 했다. 당연히 다들 나인 줄 모르더라.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분장 티가 많이 나지 않았다. 그 점은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또 마지막 반전에 대해서 현빈은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제작되던 무렵이었기 때문에 우려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과 결론이 달랐기 때문에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 했다. 특히 ‘꾼’은 황지성이 사기꾼인데다가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죗값을 받는 모습으로 끝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현빈은 “나도 개인적으로 좋았다.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며 “사실 다른 버전의 결말도 있었다. 다른 버전은 재판 받는 과정에서 피고인으로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조금 더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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