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이 8일 ‘4인 4색’의 포부를 밝혔다. 44명으로 전체 의석 116명 가운데 당내 최대 표심인 초선 의원들 앞에서다. 초선들이 주최한 간담회에 경선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복당파 후보인 김성태(3선) 의원은 대여 투쟁력 강화를 외쳤다. 김 의원은 이번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을 거론하며 “대여 투쟁력 결여와 원내 교섭 전략 불통으로 빚어진 참사를 지켜볼 때 얼마나 암담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보수의 궤멸 위기라고 하는데 말은 바로 해야 한다. 사실 보수가 아닌 자유한국당의 위기”라며 “혁신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주자인 유기준(4선) 의원은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당이 이렇게 된 것은 계파를 따지면서 ‘당신들은 뭐했느냐’고 분열을 일삼는 행태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 의원은 “스스로 단결하지 못하면 대여 협상 투쟁도 하지 못한다”며 “당의 화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또 “협상에서 소리 지르고 강경책만 써서는 성과를 얻지 못한다”며 김 의원을 견제하기도 했다.
중립 단일후보로 선출된 한선교(4선) 의원은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후보만이 당의 화합과 더 큰 보수통합을 이룰 수 있다”며 “‘좌파 독재’와 싸울 땐 제일 앞장 서 싸우고 결정할 땐 대범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이주영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깜짝’ 지목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이날 이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삼고초려를 해 이 의원을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보다 선수가 높은 5선 중진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내세우는 건 이례적이다.
강성 친박으로 통하는 홍문종(4선) 의원은 국정농단의 책임세력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몸을 바짝 낮췄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 모시지 못한 점, 다선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다”며 “개인적으로도 정치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우리가 희망을 보여준다면 국민께서 또 다른 기회를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죽고 모두가 사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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