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ㆍ1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에 3선 도전을 피력한 박원순 시장이 8일 긴장된 표정으로 면접관들 앞에 섰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을 상대로 실시한 이날 심층면접 결과 저조한 성적을 받은 경우 내년도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이라, 면접에 임하는 도백들의 표정은 영락없는 고3 수험생의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긴장한 표정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면접장에 도착한 박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는 “공정하게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평가 받고) 그러면서 자신을 더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씨가 따듯해서 떨리지 않는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면접을 마친 뒤 박 시장은 3선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시험을 성실하게 보고 왔으니 다음에 말씀 드리겠다”면서도 “민주당 소속 시장으로 민주당에 대한 기여와 공헌을 주로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불거지는 ‘3선 피로감’ 여론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박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지지할 것이란 응답이 53.2%에 달하는 여론조사도 나온 만큼 바닥 민심은 아직 우호적이라는 게 박 시장 측 판단이다.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이날 실시한 성과 평가회에는 박 시장 외에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춘희 세종시장도 참석했다. 각자의 시정 성과를 20분 동안 프레젠테이션(PPT) 형식으로 발표하고 10분 동안 평가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9일에는 송하진 전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면접 대상이다.
민주당은 하위 20%의 평가를 받는 현역 단체장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심사에서 본인이 얻은 점수의 10%, 경선에서 본인이 얻은 득표의 10%를 감점한다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도 다음 주부터 서병수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등 4명의 현역 도백에 대한 심층여론조사를 실시하며 평가 작업에 돌입한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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