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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서 해외 반출된 김홍도 명작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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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서 해외 반출된 김홍도 명작 본다

입력
2017.12.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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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바닥에 조선 왕실 회화인 십장생병풍이 부착돼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지하철 3호선 바닥에 조선 왕실 회화인 십장생병풍이 부착돼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두 달 간 김홍도의 풍속화와 조선 왕실의 회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시민들이 감상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외 소장 문화재 2점을 열차 래핑으로 제작한 ‘귀향 문화열차’를 운행한다고 8일 밝혔다.

귀향 문화열차에 부착되는 작품은 김홍도의 ‘사계풍속도병’과 조선 왕실 회화 ‘십장생병풍’이다. 모두 제작된 지 오래돼 훼손된 상태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원본에 가깝게 색을 입히는 복원 과정을 거쳤다. 3호선에서 전시되며 다음달 31일까지 볼 수 있다.

사계풍속도병은 사계절에 따른 풍속도를 8첩으로 꾸민 병풍으로, 김홍도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조선 후기 생활상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 2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김홍도의 풍속화 가운데서도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1778년에 제작된 김홍도의 행려풍속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와 유사한 화풍의 그림인데, 행려풍속도와 달리 채색이 적극적인 점이 특징이다. 이 그림은 1800년대 후반에 프랑스 외교관 루이 마랭이 구입한 것으로 이후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에 기증했다.

십장생병풍은 훗날 순종으로 즉위한 왕세자가 천연두에 걸렸다 9일 만에 낫자 이를 기념해 의약청 관원들이 제작한 조선의 왕실 회화다. 10첩짜리 병풍 중 8첩에 청록산수 기법의 십장생도가 그려져 있으며, 나머지 2첩에는 이 그림을 제작한 사람들의 이름과 관직을 기록한 좌목(座目)이 있다. 십장생은 장수를 상징하는 한국 회화의 전통적인 주제이나 제작 배경과 시기를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조선 시대 십장생도 중에서 그 배경과 시기를 알 수 있어 더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은 1924년 당시 경성부에 있던 무역상인 테일러상회를 통해 미국 오리건대 박물관으로 팔려 갔다.

이번 열차 래핑은 해외 소장 우리 문화재의 귀향 염원을 담아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사랑의종신기부운동본부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추진했다. 공사는 열차 운행 홍보 영상을 역사와 열차 내 행선 안내 게시기를 통해서 방영한다. 영상은 배우 지진희, 국악인 송소희, 역사 강사 설민석의 문화재 귀향 응원 메시지와 미디어 아트로 제작된 두 작품을 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해외에 있어 감상할 기회가 적은 우리 문화재를 열차 래핑된 작품으로나마 즐길 수 있길 바란다”며 “’귀향 문화열차’ 운행이 해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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