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역도 종목에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AP통신은 7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역도의 도핑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며 "세계역도연맹(IWF)은 내년 6월까지 도핑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IOC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선 역도 선수의 소변 샘플도 재검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런던올림픽 샘플을 재조사할 때 역도 종목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 소변 샘플 재조사를 거쳐 이미 역도의 약물 스캔들이 드러났다. 두 대회 메달리스트 중 49명이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고, IOC는 이 중 29명의 메달을 박탈했다. IOC는 역도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정식종목으로 남겨뒀지만 출전 선수를 제한하고 역도에 걸린 금메달 수를 종전 15개에서 14개로 줄일 예정이다.
IWF는 올해부터 여자 90㎏급을 신설해 남녀 체급을 8체급씩으로 맞췄다. 도쿄올림픽부터 역도 금메달 수를 16개로 늘리는 게 목표였지만 오히려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타마스 아얀(헝가리) IWF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끝난 세계반도핑기구(WADA) 이사회에 참석한 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역도가 퇴출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역도는 1896년 제1회 하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올림픽 전통의 종목이다. 그러나 역도 강국에서 도핑 스캔들이 연이어 터져 정식종목에서 빠질 위기에 놓였다. 현재 IWF가 국제역도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나라가 9개국이다. 2016년 6월 징계를 받은 러시아는 과거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계속 확인된 탓에 징계 기간이 늘었다. 여기에 '역도 최강' 중국도 10월 19일 자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역도 선수 3명이 금지약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 카자흐스탄, 터키, 우크라이나도 도핑 전력으로 징계를 받았다. 결국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끝난 2017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9개국이 출전하지 못했다.
특히 역도는 약물의 효과에 민감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크다. IWF는 2003년부터 '한 시즌에 3명 이상이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이면 해당 국가는 다음 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강력한 규정을 만들어 WADA로부터 '반도핑 의지가 가장 강한 국제스포츠 단체'로 평가 받았기에 충격과 파장은 더욱 크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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