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스타 PD이자 MBC 해직 언론인인 최승호(56) 뉴스타파 PD가 MBC 새 사장에 선임됐다.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최 PD의 사장 선임으로 공영방송 MBC에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MBC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율촌빌딩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제21차 정기이사회에서 MBC 신임 사장 후보자 3명(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최승호 PD)에 대한 최종면접을 실시한 뒤 최 PD를 새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사회에는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 등 친야권 이사 4명이 불참하고 친여권 이사 5명만 참석했다. 최 PD는 이사회 후 이어진 MBC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새 사장으로 최종 확정됐다. 최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2020년 2월 23일까지다.
1986년 MBC에 입사한 최 사장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MBC스페셜’ ‘3김 시대’ 등을 연출한 후 1995년부터 ‘PD수첩’ 제작에 참여했다. ‘PD수첩’에서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편 등을 제작하며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2년 전국언론노조(언론노조) MBC본부가 170일 동안 파업했을 때 해고됐다. 이후 대안언론을 내세운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 설립을 주도하고 이 매체에서 앵커와 PD로 활동해 왔다.
최 사장은 지난 1일 열린 MBC 사장 후보 정책설명회에서 ‘노사 공동재건위원회’ 구성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노사 공동재건위원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 시킨 내부 구성원을 조사하고 책임을 묻는 역할을 한다. 최 사장은 정책설명회에서 뉴미디어 환경에 맞춘 디지털 퍼스트-시청자 퍼스트 전략, 탐사보도의 부활 등 보도부문 혁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7일 사장 선임이 확정된 후 “MBC가 너무 긴 세월 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끼쳤다”며 “중요한 책무를 맡았는데 꼭 다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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