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막판 판세 봐 가며
정책위의장 후보 확정할 듯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닷새 앞인데도 후보들의 러닝메이트가 아직까지 ‘깜깜이’다. 출마 의원들이 정책위의장 후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경쟁 후보의 파트너나 판세를 보아 가며 확정하겠다는 ‘히든 러닝메이트’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이주영ㆍ조경태ㆍ한선교 의원 등 중립지대 후보군은 7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한 의원을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정책위의장 후보를 협의해 결정하는 더 큰 난제가 남았다. 한 관계자는 “당초 단일화 후보 중에서 러닝메이트를 맡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이에 한정하지 않고 ‘표의 확장성’을 우선 기준으로 두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당파와 친박계 또한 아직까지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내지 않고 있다. 복당파 대표인 김성태 의원도 앞서 5일 ‘토크콘서트’를 통해 출사표를 던지면서 무대에 홀로 섰다. 출마선언 자리에서 러닝메이트 후보를 선보이는 관례를 깬 것이다. 김 의원 측은 “염두에 둔 의원이 있지만, 상대의 러닝메이트에 따라 전략상 바꿔야 할 수도 있어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복당파인 김 의원은 자신의 성향을 완화시킬 범친박계나 중립지대 의원 중에서 러닝메이트를 물색해왔다.
강성 친박으로 통하는 홍문종 의원도 자신의 계파색을 희석할 옛 비박계나 복당파 의원들을 두루 만나 출마를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주자인 유기준 의원 역시 계파를 뛰어 넘어 러닝메이트를 찾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상 3선 의원이 나서던 정책위의장 후보의 ‘체급’을 재선으로 내려 의사를 타진하는 의원들도 나타났다. 한국당은 3선 의원이 20명으로 많지 않은데다, 복당파가 대다수다. 이 중에서 원내대표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면서도 전문성까지 갖춘 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정우택 현 원내대표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현재 전 정책위의장의 후임으로 이미 작년에 같은 당직을 맡았던 김광림 의원을 삼고초려한 이유 또한 비슷한 고민 때문이다.
이번 경선에 나선 후보군을 두고 ‘복당파는 배신자, 친박계 후보는 책임자, 중립지대 후보는 방관자’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각 계파는 더욱 분주해졌다. 원내대표 후보에 대한 반감을 완화시킬 러닝메이트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된 셈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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