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43. 똘똘이 혼종견 융합, 철수, 바둑
지난 해 여름 혼종견 융합(3세 추정·암컷)이는 한 대학교 내 공사장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출산을 앞두고 있던 융합이는 공사장 내 컨테이너 박스 밑에 새끼 세 마리를 낳았는데요. 무더위 속에서 융합이는 새끼들을 열심히 돌보았고, 학생들과 공사장 직원들은 먹다 남은 김치 볶음밥, 커피, 과자 등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렇게 융합이는 새끼들과 몇 개월을 컨테이너에서 보냈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융합이는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손’, ‘앉아’ 등을 할 줄 알 정도로 똑똑했습니다.
하지만 이 짧은 행복도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10월 공사 업체가 바뀌면서 직원들은 융합이네 가족을 달갑게 보지 않았습니다. 개들이 공사에 방해가 된다며 얼른 데려가라는 얘길 듣고 융합이를 돌보던 이들은 임시보호와 입양해줄 사람들을 찾았지만 한 달이 넘어서도 시골 집에 보내진 새끼 한 마리를 제외한 세 마리의 거처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적적으로 융합이네 가족을 다 돌봐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융합이는 회사를 지키는 개로 짧은 줄에 묶여 지내면서 주말 동안엔 아예 혼자 지내야 했습니다.
새끼 2마리는 가정집으로 입양을 갔지만 밖에서 방치돼 지내면서 영하의 추위를 견뎌야 했던 것은 물론 1주일씩 가출을 해도 주인은 찾지를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전에 살던 반려견도 한 동안 보이지 않다 죽은 채로 발견이 됐다고 합니다.
융합이를 돌보던 사람들은 유기동물을 돕는 자원 봉사단체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이하 유행사)’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순차적으로 융합이와 바둑이(수컷·1년 4개월), 철수(수컷·1년 4개월)를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사람을 경계하던 바둑이와 철수는 구조자들과 유행사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이제 사람을 좋아하고 대소변도 다 가릴 정도로 똑똑합니다. 철수는 아직 힘이 넘쳐서 벽지를 조금 뜯긴 하지만 운동도 많이 하고 철이 들면 금방 괜찮아 질 거라고 해요.
하지만 융합이는 1년, 바둑이와 철수는 6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유행사의 입양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지만 입양 문의가 거의 없어 아직도 가족을 찾지 못했습니다. 올 겨울 이들에게도 평생 가족이 나타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융합이네 가족이 이번 주 토요일에도 서울 이태원 입양 캠페인에서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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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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